편집자주 디지털·자동화 시대의 한 가운데에서도 소비자들은 오히려 정성과 진심이 담긴 결과물에 더 높은 가치를 매깁니다. 이제 ‘장인정신’은 단순히 완벽한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기업의 브랜드 철학과 지속 가능성을 담는 진정성의 키워드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축적된 시간의 힘을 믿는 장인기업의 성공 스토리와 최고의 제품에 담긴 경영철학을 들어봤습니다. |

글로벌 기후위기와 통상 환경 변화 속에서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포함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 계획 하에 신사업, ESG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그룹은 올해도 ‘신속한 실행’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방산, 해양, 금융, 기계 등 주요 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며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주력 사업인 방산 분야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와 천무 등 총 8조원이 넘는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23년 12월 약 3조4758억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 방산기업을 제치고 호주 육군의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량(IFV) 공급사업(약 3조2000억원)을 수주하기도 했다. 기존 한국군 도입 장비가 아닌 특정 국가를 목표로 개발한 수출형 장비가 계약에 성공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해운업에선 한화오션이 한국 해군의 잠수함 건조사업(KSS-1)을 통해 처음으로 1200톤급 잠수함(장보고-I) ‘장보고함’을 건조하게 됐으며, 이후 1800톤급 잠수함(장보고-II), 3000톤급 신형잠수함(장보고-III), 해외 수출 잠수함 등을 성공적으로 건조하며 대한민국 잠수함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나아가 한화그룹은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발사체 기술,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의 위성 기술을 중심으로 우주 산업을 확장하고, 위성 통신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선박, 자율주행차 등이 안정적으로 통신하는 ‘초연결 사회’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위기는 더 강한 한화를 만드는 기회이며, 말이 아닌 실행과 성과로 미래를 증명해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윤리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SK그룹은 ESG라는 키워드가 국제적으로 조명받기 이전부터 측정 가능한 ESG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지속 창출하며 글로벌 ESG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누적 93조원에 달한다.
SK그룹이 매년 발표하는 사회적 가치의 측정 분야는 크게 △경제간접기여성과(고용, 배당, 납세) △환경성과(친환경 제품·서비스, 생산공정 중의 환경 영향) △사회성과(삶의 질을 개선하는 제품·서비스, 노동, 동반성장, 사회공헌) 등이다. 지난해 발표한 사회적 가치(2023년 실적 기준)는 16조8000억원으로, 경제간접기여성과 16조6000억원, 환경성과 -2조7000억원, 사회성과 2조9000억원으로 구성됐다. 사업이 성장하는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 등 일부 불가피한 환경 영향이 있지만,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수준을 집계하고 이를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게 SK그룹 ESG 경영 전략의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그룹 차원에서 수소·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무탄소 전력 활용,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고도화 등 공정 과정에서의 탄소 발생을 감축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산업에 대한 투자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SK그룹은 현재 국제 기업연합체인 VBA에 부회장사로 참여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한 국제 표준을 만들고 있으며, 다양한 국가의 기업과 협력해 시스템을 정교하게 개발하고 있다.
1974년 설립돼 한국 산업의 근간을 다져 온 비철금속 제련기업 고려아연은 50년 동안 명맥을 이어오며 비철금속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제 고려아연은 신성장동력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를 토대로 향후 50년 이상을 바라본다는 계획이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사업 △자원순환 사업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친환경 미래 동력이다. 고려아연이 지난 반세기 동안 역량을 쌓아온 제련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면서도 기후변화라는 시대적 흐름에도 부합한다.
2012년과 2017년 각각 온산제련소에 전자스크랩 1,2공장을 가동하면서 자원순환 사업의 첫발을 뗐다.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자스크랩에 더해 폐전자제품 등에서 금속 자원을 추출하는 ‘도시광산’ 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또, 2017년 양극재 소재 황산니켈을 제조하는 계열사 켐코를 설립하며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확장했으며, 2020년에는 음극재 소재 전지박(동박) 제조 사업에도 나섰다.
호주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호주 자회사 SMC 제련소에 2018년 현지 최대 규모인 125MW(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해 SMC 연간 사용 전력량의 25%에 해당하는 에너지 공급을 시작했으며, 2021년 호주에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전문 자회사 아크에너지(Ark Energy)를 설립해 풍력발전 사업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나아가 고려아연은 호주에서 재생에너지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암모니아로 변환해 한국으로 운송해 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2050년까지 제품의 전 생애주기에서 탄소배출이 없는 그린메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지난해 11월 울산에서 올인원 니켈제련소 기공식을 진행, 니켈 제련-황산니켈-전구체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이끌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친환경 경영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모든 기업의 의무이자 기회”라며 “지난 50년간 고려아연이 쌓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과 전 세계에 있는 트로이카 드라이버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하는 고려아연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