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 직원들 무대위 족구연습 물의

대구오페라하우스 직원들 무대위 족구연습 물의

기사승인 2009-12-03 16:06:00
[쿠키 사회] 대구오페라하우스에 근무하는 일부 공무원들이 무대위에 올라가 족구연습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페라 무대는 음악인들이 바닥에 흠집을 낼까 두려워하며 신성시하는 곳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직원 10여명은 1일 오후 6시 무대 위에 족구대를 세우고 2시간가량 족구연습을 했다. 내년 2월에 열리는 공무원노동조합 친선축구대회 준비를 위해서였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측에 따르면 선수로 선발된 공무원 4명이 무대위에서 손발을 맞추며 연습을 하는 주위에는 관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태호 행정지원과장 등 다른 직원 5명이 지켜봤다. 이들은 또 연습을 마친 뒤 무대위에 둘러앉아 돼지수육 등 음식물을 나눠 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대구오페라하우스 연습실에서 오페라공연을 연습하던 공연단체 배우들이 목격하면서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이에 대해 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따로 연습할 공간이 없어 무대를 이용하도록 했을 뿐”이라면서 “연습을 마친 뒤에는 말끔히 정리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오페라무대위에서 공무원들이 족구 연습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구지역 음악인들은 황당함과 함께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음악인들은 “무대위에서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조차 마룻바닥에 흠집을 낼까 조심스러워 하이힐을 신지 않는 것이 기본예의이며 공연을 할 때도 함부로 뛰지 않는다”면서 “직원들의 족구연습은 음악인은 물론 오페라하우스를 찾는 관객들까지 우롱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오페라하우스 등 공연무대는 첨단장비가 갖춰져 공연이외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2003년 8월 문을 연 대구오페라하우스는 1500석 규모로 제일모직㈜이 440억원을 들여 지은 뒤 대구시에 기증한 국내 최초의 순수 오페라전용극장이다. 지난달 13일 김홍승 전 관장이 개인적인 사유로 관장직을 사임한 이래 후임자 인선이 늦어져 김태호 행정지원과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조 기자 sang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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