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도 불통? 국회 출입기자들에 보낸 이메일 보니…

안철수도 불통? 국회 출입기자들에 보낸 이메일 보니…

기사승인 2012-08-17 20:39:00

[쿠키 정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국민과의 소통이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자기편의주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대통령 입후보 예정자로서 활동하면서 대선을 4개월 앞둔 지금까지도 본인이 알리고 싶은 것만 극히 제한적으로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16일 밤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왔다. 전북 전주 소재 한 연구소에서 연구원들과 대화를 나눴다는 것과 같은 지역 한국폴리텍대학을 방문해 학생들과 얘기했다는 게 내용의 전부로, 딱 4줄짜리 메일이었다.

구체적 발언 내용도 없고 어떤 애로사항을 청취했는지, 거기에 안 원장은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이 없었다. 안 원장은 언론에 자신의 일정 자체를 비밀로 하고 있어 기자들이 찾아가 들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 텃밭인 호남을 방문한 일을 알리고 싶어 메일을 보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원장은 앞서 지난 5일에도 예고 없이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이틀이나 지난 일정을 알렸다. 용산 참사를 다룬 영화 ‘두 개의 문’을 관람했다는 내용이었고, 마찬가지로 딱 4줄이었다. 이 역시 안 원장이 용산 참사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리고 싶어 언론에 메일을 보낸 것이다.

이처럼 안 원장은 본인이 알리고 싶은 사항은 일부러 노출시키지만 언론이 요청하는 사항에 대해선 대부분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먼저 알려오는 소식조차 ‘올드 뉴스’인 경우가 태반이고 내용도 부실하다.

본인이 마음에 드는 대담자를 골라 취사선택한 질의응답으로 펴낸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도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얘기가 있다.

안 원장은 아울러 언론이 인터뷰를 요청하면 “특정사와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며 계속 거절해 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책이 나올 즈음에는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1시간 동안 인터뷰했다. 이 역시 자신의 필요성 때문에 특정 언론과 인터뷰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파기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안 원장이 이제부터라도 스스로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17일 “대선 주자가 툭툭 던지듯 제한된 정보를 내놓으면서 국민의 반응을 얻고 지지율 변화를 꾀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며 “그것이 설사 전략이라 하더라도 한 사회의 통상적인 여론형성 프로세스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내 회사에는 가족이 없다”는 안 원장 발언과 달리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창업 초기에 가족들이 이사와 감사로 등록한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안랩에 따르면 안 원장 장인과 부인이 각각 1995∼98년, 98∼2001년 이사로 재직했다. 한의사인 동생 상욱씨도 97∼2001년 감사를 맡았다. 안 원장 측은 “초창기라 아무도 직책을 맡으려 하지 않아 가족들이 떠맡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등 대학교수 52명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변화의 열망이 ‘안철수 현상’을 만들어냈다”며 안 원장의 대선출마 지지 선언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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