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법인카드 골프채 항공권…' 리베이트 무차별 살포한 삼일제약 적발

'상품권 법인카드 골프채 항공권…' 리베이트 무차별 살포한 삼일제약 적발

기사승인 2013-12-22 15:58:00
[쿠키 사회] 삼일제약이 전국 891개 병·의원 의료인 1132명에게 32억56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삼일제약은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뒷돈 건네기를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전형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자사 의약품 처방 및 납품 대가로 의·약사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홍모(51) 영업본부장 등 임직원 3명과 삼일제약 법인을 약사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21차례에 걸쳐 977만원을 받은 소아과 원장 하모(46)씨 등 의사 45명과 병·의원 직원 5명을 벌금 200만~6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수수액이 적은 나머지 의사 1086명과 약사 1명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에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삼일제약은 리베이트 제공자뿐 아니라 받은 의·약사도 처벌하는 ‘쌍벌제’가 실시되자 눈속임을 위해 시장조사업체 등을 중간에 끼고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삼일제약이 시장조사업체 R사에 거래처 의사 명단과 연락처 등을 전달하면 R사는 자신들이 보유한 패널 대신 삼일제약이 정한 의사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사례비를 건네는 방식이다. 시장조사는 형식적으로 진행돼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지만 참여 의사들은 1건당 10만원씩 수십만원의 사례비를 받았다고 한다. 삼일제약은 R사를 통해 의사 269명에게 1억593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삼일제약은 논문번역업체 F사를 통해 리베이트 금액을 대리 송금하는 수법도 썼다. 삼일제약이 리베이트를 제공할 의사 명단을 넘기면 F사는 해당 의사들에게 논문 번역을 의뢰하고 사례비를 건네는 식이다. 논문 번역은 이뤄지지 않았고 F사는 삼일제약이 의사들에게 미리 지급하기로 한 금액에 맞춰 돈을 송금했다. 의사 133명이 번역비 명목으로 9440만원을 받아 챙겼다.

삼일제약은 병원 측에 현금을 물론 상품권이나 호텔식사권, 기프트카드, 법인카드, 골프채, 노트북, 항공권, TV 등도 수시로 건넸다. 속칭 ‘카드깡’ ‘상품권깡’ 등을 통해 리베이트용 현금을 마련했다. 의사가 영업사원에게 가짜 처방전을 보이면서 리베이트를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삼일제약은 2010년 6월부터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공정거래위 조사를 받던 중에도 이런 행태를 계속해 왔다. 공정위는 지난 2월 삼일제약에 1억7600만원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삼일제약은 2007년 12월에도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7억1400만원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올 초에는 전국 병·의원 1400여곳에 48억원대 리베이트를 뿌린 동아제약과 의사 210명에게 45억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한 CJ제일제당 등이 전담수사반에 적발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전웅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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