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대호만 생각하며 살았는데… 올해 할일 다 했다” 최민식

[쿠키인터뷰+] “대호만 생각하며 살았는데… 올해 할일 다 했다” 최민식

기사승인 2015-12-19 09:53:55








[쿠키뉴스=박효상, 이은지 기자] “대호만 생각하며 살았는데… 올해 할일 다 했다”

‘명량’으로 민족을 지키는 이순신 장군을 관객의 가슴에 남긴 최민식이 이제는 호랑이 사냥꾼 천만덕으로 돌아왔다. 위대한 자연 앞에서 미미한 인간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천만덕이 주는 울림은 깊고 묵직하다.

영화 ‘대호’는 호랑이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또 다른 주인공 대호는 400㎏의 시베리아 호랑이. CG로밖에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최민식은 그야말로 허공에 대고 연기를 해야 했다. 대역 배우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힘들었다.

“연기하려니까 재미가 없는 거야. 다른 배우도, 감독도 그랬지만 아무것도 없는 곳에다 대고 보이는 것처럼 연기해야 하는 게 어렵고 재미도 없고. 그래도 독특한 경험이었어. ‘명량’이랑은 달라요. ‘명량’은 파도와 물, 수평선 너머의 왜구랑 싸우는 거니까. 대호라는 캐릭터와 교감하는 것과는 다르지.”

막연하게 상상으로만 생각하던 호랑이 ‘대호’에게 최민식은 애칭도 붙였다. ‘김대호’다.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김대호를 막상 스크린으로 본 순간 최민식은 가장 먼저 반가웠단다.

“와, 반갑다. 김대호 너 이 자식, 연기 잘 하는구나? 싶었지. 왜냐하면 나는 김대호의 연기를 모르고 연기에 임해야 했으니까. 불안하기도 하고. 왜냐하면 연기를 잘 하는지 못 하는지도 모르고 내 연기만 해야 하잖아. 막상 스크린에서 만나니까 미안하더라고, 김대호 연기력을 의심한 게. 하하.”

‘대호’의 촬영기간은 약 1년 6개월. 그 동안 최민식의 머릿속을 꽉 채웠던 대호를 스크린에서 만나고 나니 오히려 허탈했다. 천만덕과 대호, 지리신만 생각하고 살았던 기간이 언제냐는 듯 대호가 떠나버린 것이다.

“그래도 우리 일이 그런 것 아니겠어요? 작품 하나에 힘을 다 쏟고, 스크린에 개봉시키고 나서는 관객의 몫으로 돌리고 다 털어낸 다음 다음 작품 하는 거.”

기록적인 관객을 동원한 ‘명량’ 다음 영화라 관객 수에 신경이 쓰이지 않냐고 물어보니 “대중들 움직임에 촉을 너무 세우면 피곤해진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만드는 재미로 살아야지, 작품 성적에 좌지우지되면 인생이 재미없다”는 것이다.

“대작이 대박이 나야 내가 쪽팔리지 않다는 마음으로 연기하는 거, 그건 아니지. 안 그래요?” 우문현답이다.

islandcity@kukimedia.co.kr 디자인=이윤지 디자이너

박효상 기자 기자
islandcity@kmib.co.kr
박효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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