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병원서 돈 따오라고 요구… 지쳤다”

이국종 “병원서 돈 따오라고 요구… 지쳤다”

기사승인 2020-02-06 09:51:04 업데이트 2020-02-06 09:51:09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아주대병원과 갈등 끝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내려온 이국종 교수가 5일 “병원으로부터 돈을 따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게 너무 힘들었다. 이젠 지쳤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자신과 병원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 후  외상센터 회의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임원 제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말부터 해군 훈련에 참여하고 최근에는 휴가를 다녀오느라 이날 올해 처음 출근했다.

이 교수는 “닥터헬기 출동 의사 인력 증원 문제도 사업계획서상에는 필요 인력이 5명인데 실제로는 1명만 탔다”며 “병원에서 나머지 인원은 국·도비를 지원받을 경우 채용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는데 결국 필요하면 돈을 따오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장이라는 자리에 가면 네로 황제가 된 ‘까라면 까’라는 식의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뭐만 하면 돈을 따오라고 했고 간호사가 유산되고 힘들어해도 돈을 따오라고 했다. 이제 더는 못하겠다. 병원장과 손도 잡고 밥도 먹고 설득도 하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외상센터에 병상을 배정하지 말라는 내용이 적힌 병상 배정표가 언론에 보도되자 부원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원무팀에서 자체적으로 했다고 하는데 위에서 시키지 않았는데 원무팀에서 왜 배정표를 함부로 붙이겠냐”고 말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 이 교수는 “외상센터에서 나갔으면 좋겠지만, 나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병원은 저만 없으면 잘 될 것이라는 입장인 것 같은데 나도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중증외상환자 진료 방해 등 외상센터의 운영 문제가 불거진 아주대병원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도는 보건의료정책과장을 총괄 반장으로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 수원시 영통구 보건소 등이 참여한 조사반을 구성해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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