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3대 국제행사로 불린다. 한국이 부산 엑스포를 개최하면 프랑스,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 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된다.
이번 부산 엑스포는 앞서 개최한 대전엑스포(1993년)나 여수엑스포(2012년)와 위상이 다르다. 대전·여수 엑스포는 특정 주제를 정하고 개최하는 인정 엑스포였다. 부산 엑스포는 5년 주기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대규모 등록 엑스포다. 인류의 산업, 과학기술 발전 성과를 소개하고 개최국의 역량을 과시하는 문화올림픽이기도 하다. 행사 비용을 개최국이 부담하는 인정엑스포와 달리 등록 엑스포는 개최국이 부지를 제공하고, 참가국이 전시관 설치 비용을 전담한다. 개최 기간도 최장 180일까지 가능하다.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하는 부산 엑스포는 스마트 혁신강국으로 대한민국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기술(ICT)·제조업 강점을 바탕으로 초연결 미래 사회 모습을 구현할 방침이다. 인공지능, 차세대 모빌리티, 6세대 통신(6G) 등 혁신기술의 장이 펼쳐진다. 또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합한 마스(MaaS)와 스마트 공항 및 항만, 스마트 도시 관련 기술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엑스포를 통해 부산이 한류 전파의 전진기지가 될 수도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산불꽃축제, 웹툰·게임·가상현실 등 부산 콘텐츠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동북아 해양수도의 이점을 활용, 한반도·동북아 평화의 해상문화교류 거점도시 역할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포 개최 장소인 부산 북항 일대에 세계 수준의 해양산업 클러스터, 전시컨벤션 타운을 조성해 경제 부흥과 국가 균형발전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장담은 섣부르다. 2030 엑스포 유치 경쟁에는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의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애초 유치 후보국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있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는 유치 신청을 철회했다.

후보국 1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은 지난해 12월에, 2차 PT는 지난 6월에 있었다. 후보 도시는 앞으로 6개월 단위로 3번의 경쟁 PT를 더하게 된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BIE 사무국에 최종 유치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올해 12월에서 내년 3월 사이 BIE 조사단의 현지 실사를 받아야 한다. 최종 유치 국가는 오는 2023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170개 BIE 회원국의 비밀 투표를 통해 발표한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