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대선 출마 동시에 ‘장기 휴가’…APEC·산불 현안 ‘뒷전’ 우려

이철우, 대선 출마 동시에 ‘장기 휴가’…APEC·산불 현안 ‘뒷전’ 우려

오는 9일 대선 출마 선언…당내 경선 참여 예정
도정 공백 우려…산불 피해 지역 복구도 시급
임미애 의원 “APEC 관련 준비 미흡…정치적 행보 부적절”

기사승인 2025-04-08 18:29:45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8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오는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와 산불 피해 복구 등 지역 현안 문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 지사는 내일(9일) 오후 2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 지사는 9일부터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참여하기 위해 장기 휴가를 내기로 했다. 

공직선거법 상 현직 광역단체장들은 대선 출마를 위해 선거일 30일 전 사퇴해야 하지만 당내 경선은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의 휴가 기간 동안 도정은 김학홍 행정부지사가 직무대리를 맡는다.

이 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에 따라 도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 지사의 장기 휴가로 APEC 정상회의 준비는 물론 산불 피해 복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사직을 유지한 채 당내 경선에 참여할 경우, 지역 현안보다는 경선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APEC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관련 예산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경북도와 경주시는 정부에 요청한 APEC 관련 예산 총 981억원 중 약 4%만이 정부 본예산에 반영돼 긴급한 사업은 예비비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족한 예산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경북도는 8일 APEC 관련 예산 583억 원을 이번 추경에 포함시켰다. 해당 추경 예산안은 도의회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 국면에서 추경 편성이 지연되면서, 예산을 신속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원활한 행사 개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불 피해 복구도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산불 피해지역은 응급 복구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산불 피해 복구라는 현안이 있는데 이철우 도지사가 출마하게 되면서 악영향을 끼치게 됐다”며 “휴가를 내고 경선에 참여하는 것보다 차라리 확실히 사퇴하고 출마하는 게 도정 운영에 더 낫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을 지낸 임미애 의원은 8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대선 출마로 인해 지역의 현안에 소홀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장 수습해야 할 일이 많은데도 이를 내팽개치고 정치적인 행보를 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실제로 APEC 관련 준비도 전혀 돼 있지 않다”며 “예산이 안 되면 예비비 집행을 위해 관련 행정부처를 돌아다니며 설득도 해야 한다. 7월·8월까지는 숙소 문제도 정비되고 현장도 다녀야 하는데 가장 바쁜 시기에 대선 출마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양다경 기자
ydk@kukinews.com
양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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