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비난·박원순 옹호·위안부 비하…인사처장 논란 ‘일파만파’

文비난·박원순 옹호·위안부 비하…인사처장 논란 ‘일파만파’

최동석 “文 멍청”, “李, 민족의 축복”
“유명해져 죄송” 발언에…與 내부서도 “직무수행 어렵다”

기사승인 2025-08-02 15:20:29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고위공직자 특강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차관급)의 막말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옹호·문재인 정부 인사 비난에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을 향해 “X수작”이라는 표현을 쓴 사실이 알려졌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처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최 처장은 지난 2020년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윤미향 전 의원의 ‘위안부 후원금 횡령’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시, “친일 독재세력이 문재인 정부를 흠집 내려는 X수작의 일환”, “피해자라고 해서 절대선일 수는 없다”며 맹비난했다. 또 “할머니의 발언은 횡설수설에 가깝고, 스스로 기자회견을 기획할 수 없는 분”이라며 배후설까지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 처장이 두둔한 윤 전 의원은 같은 해 검찰에 의해 업무상 횡령,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정의기억연대의 기부금 8000만원 횡령과 여성가족부 보조금 6520만원 불법 수령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했다. 그 사이 윤 전 의원은 국회의원 임기 4년을 모두 채웠다.

최동석 “文, 멍청한 인간”, “李, 민족의 축복”

최 처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원색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최 처장은 지난달 자신이 운영하던 유튜브 영상에서 문 전 대통령을 “멍청한 인간”, “국민 고통의 원천”이라고 지칭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문재인 정부 고위 인사들은 “대부분 무능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고, 정부의 ‘고위공직 원천 배제 7대 원칙’에 대해서도 “아주 멍청한 기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또 지난해 자신의 소셜미디어 방송에서는 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건배하는 사진을 올려 “무능한 사람은 무능한 사람끼리 논다”고 썼다. 문 전 대통령, 조 전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임종석·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거론하며 “국가적 재앙을 만든 자들”이라고도 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예수’에 빗대며 “민족의 커다란 축복”이라고 평가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을 옹호한 사실도 조명됐다. 최 처장은 박 전 시장이 사망한 지 19일 뒤인 2020년 7월8일, 한 언론에 ‘박원순 사태, 가해자가 피해자로 바뀌는 경우도 흔하다’는 제목의 글에서 “내 눈에는 (박원순 성폭력 사건이) 직감적으로 ‘기획된 사건’처럼 보였다. 박원순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사건”이라며 “점점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7월18일 페이스북에서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대리했던 김재련 변호사를 향해 “이 노랑머리의 법률대리인이 점점 정신줄을 놓고 있다. 무섭다”고 적었다. 그는 “2차 가해를 한다고 주장하는데, 피해자의 신원을 전혀 모르고 있는데 도대체 누가 2차 가해를 한단 말이냐”라도 했다. 피해자 측이 첫 기자회견을 연 지 닷새가 지난 시점이었다.

“유명해져 죄송” 발언에…與 내부서도 “직무수행 어렵다”

잇따른 막말이 논란이 되자 최 처장은 지난달 29일 “저의 비판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는 “요새 유명해지고 있어 대단히 죄송스럽다”고 발언해 또 한 번 구설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가공무원 75만명의 채용·승진 등 인사를 관리하는 수장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선명한 반문(反문재인)·친명(親이재명) 성향이 부각되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원조 친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처장에 대해 “이런 분이 70~80만명의 공직자 근무평가를 관리하고 인재 추천하는 역할에 적절한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친문(親문재인) 핵심 인사인 윤건영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화가 나고 치욕스럽다”고 했다. 당내에서도 “매우 아쉽고 답답하다(박주민 의원)” “검증이 잘못되고 있다.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박지원 의원)” “경박하다.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혁신당 황운하 의원)는 비판이 나왔다. 

야당은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인권 감수성과 역사 인식이 심각하게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함인경 대변인도 같은 날 “최 처장은 지금이라도 물러나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대통령을 위해서도 마지막 남은 도리”라고 꼬집었다. 주진우 의원 역시 전날 “최 처장의 막말은 앞으로도 더 나올 것”이라며 “자리를 유지시키면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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