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의 시장경보 지정 건수가 지난해 27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경보 이후 주가 급등세나 하락세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여 과열된 투자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시장경보 지정 건수는 총 2756건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단계별로 투자주의 2473건, 투자경고 241건, 투자위험 10건, 매매거래정지 32건이 지정됐다. 이 중 투자위험은 전년 대비 44% 감소했고, 매매거래정지 또한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위험 종목의 비중이 줄어든 한편, 초기 경고 단계에서의 제도 개입이 활성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시장경보 제도는 이상급등 종목이나 불공정 거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으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지정함으로써, 투자자에게 사전 경고를 제공하고 뇌동매매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지난해에는 소수계좌 거래집중 유형의 투자주의 지정이 691건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해 경영권 분쟁 및 자사주 매입 등으로 인한 특정 계좌 집중 매매 현상이 시장의 주요 감시 대상이었다.
시장경보 지정 이후 주가는 급등세가 완화되거나 하락세로 반전되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어, 투자주의 지정 종목의 경우 지정 전일 대비 익일 주가변동률이 평균 5.1%에서 -0.8%로 반전되었고, 투자위험 지정 종목은 무려 17.0% 상승에서 0.2% 하락으로 급변했다. 정치인, 코로나 등 테마주도 마찬가지로 지정 이후 주가 흐름이 완화되며 과열 진정 효과가 나타났다. 정치인 테마의 경우 투자위험 지정 전 주가 상승률이 495.6%에 달했으나 지정 후에는 4.8% 수준으로 안정됐다.
여기에 시황급변 조회공시도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 시황급변 조회공시 제도는 특정 종목의 급등락 발생 시 해당 상장법인에 경영 관련 중요 정보의 유무를 신속히 공시하도록 의뢰하는 방식으로, 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과열 심리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시황급변 관련 조회공시는 총 116건으로 전년 대비 23건(25%) 증가했다. 조회공시 의뢰 전후의 주가 변동률을 비교하면 평균 12.9%에서 -1.0%로 하락해 과열 진정 및 투자자 경각심 환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거래소는 시장경보 및 조회공시 제도가 주가 이상 급등 종목에 대한 조기 경고 및 시장 모니터링 기능을 수행하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비정상적인 매매 양태나 단기 급등 종목에 대해 제도적으로 개입한 결과,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투자자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데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투자자가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장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예방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