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여파 등으로 주요 은행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보름 만에 약 2조5000억원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741조509억원으로 나타났다. 3월 말(738조5511억원)과 비교해 2조4998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는 3월 증가폭(1조7992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현 추세대로라면 신학기 이사수요로 증가폭이 컸던 2월(3조931억원)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는 585조 6805억원에서 587조 1823억원으로 1조5018억원 증가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토지허가제 해제가 맞물리며 수요가 확대됐다. 

앞서 지난 2월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일대의 토허제가 반짝 해제되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주택 거래량은 5만698건으로, 전월 대비 3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매매(4743건)가 전월(3233건) 대비 46.7% 급증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신청 후 실행까지 통상 약 1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며 “이번 달 대출 잔액 증가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의 영향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가계신용대출도 이달 들어 1조595억원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6435억원 증가했다. 최근 국내외 증시 급등락에 따른 투자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