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상대평가를 버렸을까 [WORK & PEOPLE]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상대평가를 버렸을까 [WORK & PEOPLE]

기사승인 2025-05-28 15:52:38 업데이트 2025-05-28 16:23:38
성신여자대학교 경영학과 정종태 교수

“절대평가로의 전환은 아주 새로운 트랜드는 아니다. 이미 10여년 전에 뜨겁게 논의되었다. 이제 이러한 논의를 벗어나 우리 주변의 많은 기업들이 절대평가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의 절대평가 도입

지난 2013년 12월 마이크로소프트가 Stack Ranking(직원 순위, 상대평가)을 폐지했다. 내부 직원 간 서로 총질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즉, 협력과 창의성을 요구하는 경영환경에서 팀워크를 파괴하고, 경쟁력을 저하한다는 것이다. 2012년 어도비 시스템도 상대평가를 폐지했다. 그리고 관리자 코칭과 피드백에 기초한 ‘Check-in’이라는 평가방식을 도입했다. 제너럴일렉트릭은 2015년 30년이나 넘게 유지해 온 ‘10% 룰’을 폐지했다. ‘Rank and Yank(등급평가 후 해고)’ 평가방식을 폐지했다. 10% 룰은 잭 웰치가 1981년 도입한 3등급 상대평가로 상위 20%에게는 성과급과 승진 기회를 제공하고, 중위 70%는 격려하며, 하위 10%에게는 퇴출을 권고하는 제도다. 3등급 상대평가를 폐지한 제너럴일렉트릭은 절대평가를 도입했다.

물론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절대평가를 도입한 것은 아니다. 아마존은 3등급(Top Tier 20%, High Valued 70%, Least Effective 10%) 상대평가를 엄격하게 유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절대평가 도입

한국 기업들도 절대평가를 도입하거나 상대평가 및 절대평가를 병행하여 활용하고 있다. LG전자는 5등급(S, A, B, C, D) 가운데 S, D 등급을 제외한 A, B, C 등급의 등급별 인원 분포를 폐지했다. 네이버도 평가등급별 인원 비율을 정한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피드백 중심의 리뷰 제도를 도입했다. 두산그룹은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개인 역량 중심이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현대·기아차나 삼성전자도 최상위 등급 10%를 제외한 나머지 등급의 상대평가를 폐지했다. 

절대평가 도입 원칙 및 방법

수십 년간 지속되어 온 제도를 폐지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기존의 사고방식과 가치체계를 바꾸어야 가능하다.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육성과 개발 관점의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것도 곳곳에서 저항이 생긴다. 절대평가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4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평가는 보상과의 연계를 폐지하고, 육성과 성장 관점으로 바꾸어야 한다. 둘째, 평가자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가져야 하고, 평가대상자와 동료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연말 일회성 평가에서 벗어나 즉시 또는 Real Time으로 피드백해야 한다. 넷째, 캘리브레이션 미팅(Calibration Meeting) 등을 통해 평가 기준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캘리브레이션 미팅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절대평가를 도입한다고 해서 평가등급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E, G, S, I’ 또는 ‘S, A, B, C, D’ 등 평가등급은 유지되고, 평가등급 간 인원 비율이 없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평가자의 관대화 경향이나 엄격화 경향 등이 존재하고, 이 때문에 평가 후 평가자 간의 평가기준의 일관성의 유지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상대평가는 각 조직이나 팀의 평가등급 간 인원 비율을 정해주기 때문에 평가기준이 일관성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절대평가 시대에는 캘리브레이션 미팅을 통해서 평가자 간의 평가 기준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캘리브레이션 미팅은 평가자들이 모여서 자신이 평가한 직원들의 평가결과(평가등급 포함)를 설명하고, 타 평가자가 평가한 직원들의 평가결과를 공유한다. 이를 통해 각 평가자는 평가 기준이 적정했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또 의견 교류를 통해서 평가 기준을 조정하기도 한다. 

HR은 캘리브레이션 미팅을 준비하고, 평가자료를 공유하도록 하고, 최종적으로 평가등급 조정을 원활하게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해당 직원에 대한 논의가 10분을 넘지 않도록 시간 운영 지침을 설정해, 캘리브레이션 미팅이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 

각 평가자는 캘리브레이션 미팅 이후, 해당 직원에게 평가등급을 포함한 결과를 평가 면담을 통해 피드백해야 한다.

글·정종태 교수
(현)성신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겸임)
(현)한국인사관리학회 부회장
주한외국기업연합회(KOFA) HR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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