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 ‘허니문랠리’ 올까…전문가 8人 전망은

대선 D-1, ‘허니문랠리’ 올까…전문가 8人 전망은

기사승인 2025-06-02 13:50:50 업데이트 2025-06-02 15:19:48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에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주가가 오르는 ‘허니문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대외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하면서, 증시 향방은 국내 정치보다 외부 변수에 달려 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정책 기대감이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대선 이후 강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3개월 뒤 코스피 5% 상승…1년 뒤 17%↑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22년까지 치러진 9번의 대통령 선거일을 기점으로 코스피는 3개월 뒤 평균 상승률 5.06%를 기록했다. 대선 6개월과 대선 1년 뒤 평균 상승률은 각각 6.54%, 16.9%로 나타났다. 

대선 이후 6개월간 코스피 상승률이 높았던 정부는 노태우(44.1%), 전두환(35.2%), 김영삼(14.6%), 문재인(12.0%) 정부였다. 노태우·전두환·김영삼 정부 시기는 모두 한국 경제가 고도 성장을 구가하던 시기로, 강한 증시 랠리가 펼쳐졌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 흐름에 힘입어 코스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김대중(-21.1%), 윤석열(-9.2%), 박근혜(-7.5%), 이명박(-6.1%), 노무현(-3.3%) 정부에서는 대선 6개월 후 코스피가 하락했다. 김대중 정부는 IMF 외환위기의 여파가,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반영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이라크 전쟁 등 대외 불안이, 박근혜 정부는 글로벌 경기 부진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윤석열 정부에선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에 더해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겹치며 증시가 위축됐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증권가 “코스피, 대선 결과보다 대외 변수에 영향”


쿠키뉴스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및 투자전략팀장 8인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전문가 대부분은 대선 자체보다는 대외 변수나 정책 실현 여부가 지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요인보다는 대외 요인이 더 중요하다”며 “관세 긴장감 완화가 최근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궁극적으로 해결된 것이 없다. 7~8월로 갈수록 유예기간 종료에 따른 부담감이 작동할 수 있다. 관세발 인플레 불확실성 때문에 연준도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주식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에 오픈된 자산”이라며 미국 관세 정책 등 국외 여러 제약 조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 추가 상승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관세 협상, 이익 전망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며 “7월 실적시즌 전까지는 박스권·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 내다봤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락팀장은 “관세 영향으로 KOSPI EPS가 5~7%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주가는 이미 이를 선반영하고 있고, 관세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하반기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는 트럼프로 정책 패턴은 1기 때와 유사하다. ‘90일 유예’ ‘품목 제외’ ‘중국 전화 블러핑’ 등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런 전개라면 호재가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시장이 방심하면 다시 강경책을 쓰는 방식으로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반기는 인플레보다 마진 축소가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들은 고용과 투자 축소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일시적인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연준은 늦게 금리인하를 시작한 만큼 더 큰 인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새 정부 내수부양+증시 진화 정책…단기적 허니문 랠리 가능성

다만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내수 부양책과 증시 친화 정책을 펼칠 경우, 단기적인 ‘허니문 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선 이후 신정부가 수립되면 정당과 관계 없이 내수 회복에 매진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13조8000억원으로 조성된 추경 규모도 높아질 여지가 클 것으로 본다”며 “다만 차기 정권의 증세 가능성은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추경 확대, MSCI 편입 추진 등 새 정부의 증시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 비해 과도하게 언더퍼폼해 있었기 때문에 가격 메리트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결국 대선 자체보다 새 정부가 실제 어떤 정책을, 얼마나 일관되게 추진하느냐가 향후 증시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학균 센터장은 “내수가 장기 불황인데, 차기 정부가 강력한 내수 부양책을 내놓아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마련된다면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임지혜 기자

올해 하반기 코스피 지수 밴드 상단 3000pt 전망


증권사들의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는 2400~3000포인트(pt)다. 교보증권은 올해 코스피 밴드를 2400~3000pt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400~2900pt, KB증권은 2450~2890pt, 키움증권은 2380~2800pt로 제시했다. IBK투자증권은 3000pt 이하, 신한투자증권은 2400~2850pt(12MF PER 8.8~10.5배 등락)로 올해 코스피 밴드를 전망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매크로 이슈와 이에 따른 글로벌 증시 추이에 연동될 최근 주가지수 변동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 중 한국 관련 관세협상 해소 국면이 서서히 부각되면서 주가의 회복탄력성이 시현되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팀장은 “하반기 코스피는 상저하고 패턴을 나타낼 전망”이라며 “2분기에는 미국 재정 리스크를 반영한 기간 조정, 4분기에는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반등을 예상한다”고 했다.

CES 2025 개막인 지난 1월7일 오전(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글로벌 기자간담회가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 호텔 엔비디아 전시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트리 G1이 관람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반기 성장주 주목…AI·저PBR 가치주도 관심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정치권의 정책 수혜 가능성이 높은 섹터와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상반기 강세를 보였던 조선, 전력기기, 방산 업종에 대해서는 증권사별로 전망이 엇갈렸다. 미래에셋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정책과 실적이 뒷받침되며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한국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은 상승 탄력 약화 가능성을 전망했다. 

반면 소프트웨어, 화장품, 지주, 건설 등 향후 순이익 전망치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비중 확대를 고려할 만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특히 매크로(거시경제) 환경과 대선 이후의 정책 기대가 맞물리며 하반기에도 성장주에 대한 프리미엄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헬스케어, 유틸리티, 뷰티 업종 등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AI)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가치주도 주목받고 있다. 이종형 센터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AI 투자 공약을 제시했다”며 “대선 이후 AI 인프라 및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들이 정책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대선 후보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투자자 보호, 자본시장 신뢰 제고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저PBR 가치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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