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열기가 본투표일인 3일까지 이어졌다. 투표소가 열리는 오전 6시 이전부터 수십 명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 인천 학익고등학교에 마련된 미추홀구 학익1동 제2투표소 경우 주변이 주택단지여서인지 유권자들 왕래가 잦았다. 투표 관리원은 “투표가 시작하기도 전에 30명이 줄을 섰다. 5시 40분부터 대기하다가 투표하고 가셨다”며 “앉을 틈이 없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은 대개 미리 투표를 하고 본투표일엔 휴식을 취하면서 개표 결과를 기다린다. 그러나 이번 대선 사전투표가 실시된 이틀 모두 평일(5월29일~30일)인 이유로, 투표 기회를 놓친 직장인 유권자가 많았다. 현장에서 만난 36세 여성 A씨는 “직장인이라 (투표소가) 근처면 점심 때 하려고 했었는데 못 가서 오늘 투표했다”며 “투표로 대한민국이 잘 됐으면 좋겠다. 부패가 없고 경제가 안정화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청역 부근에서 일한다는 34세 여성 B씨도 “사전투표를 하려고 했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 못했다”며 “윤석열을 몰아내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 감회가 새롭다. 경제가 우선이다”고 말했다.

46세 여성 C씨는 “이 엄중한 시기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서 좋다”며 “일부러 본투표를 하려고 기다렸다. 의미 있게 표를 던지고 싶었다”며 “윤석열 정부 때 너무 고생했다. 나라 시스템이 모두 정상으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투표하는 유권자는 모두 ‘관내’이기 때문에 구획을 구분하지 않는다. 대신 등재번호를 알고가면 투표를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점이 사전투표와 다르다. 사전에 등재번호가 기입된 선거인명부가 각 가구에 발송됐다. 그러나 현장엔 등재번호를 잊고 오는 유권자가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필수 지참물인 신분증을 깜박한 이들도 더러 있었다. 투표 안내인은 “등재번호를 모르면 신분증이랑 대조해서 찾아야한다”며 “우편물을 받고 깜박한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증을 안 챙겨서 다시 집에 간 사람도 두어 명 있다”고 귀띔했다.
현장엔 애완견을 안고 온 유권자도 있었다. 원칙상 반려동물을 데리고 투표장에 출입할 수 없다. 현행법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보조 견을 제외하고는 동물의 투표소 출입을 보장하지 않는다. 다만 개별 투표소 관리관 판단에 따라 출입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장 질서 유지와 선거인 안전에 지장이 없는 한 반려동물 출입 여부를 각 투표소 투표 관리관 판단에 맡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투표율은 이날 오전 10시 41분 기준 14.4%를 기록하고 있다. 본투표는 사전투표와 달리 유권자 주민등록지를 기준으로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다. 투표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사전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 2896만8264명이 대상이다.
개표는 투표가 끝나는 오후 8시 이후 시작된다. MBC·KBS·SBS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는 투표가 끝난 직후인 오후 8시 정각 나올 예정이다. 당선인 윤곽은 자정쯤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