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가에서 SK텔레콤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유심 해킹 사고와 관련된 정부 조치가 예상보다 강해 연간 이익 저하를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증권사는 유진투자증권(5만6000원→5만2000원), 대신증권(6만7000원→5만6000원), 현대차증권(7만원→6만3000원), NH투자증권(6만5000원→6만3000원), IBK투자증권(7만원→6만6000원) 등이다.
이는 SK텔레콤의 유심 보안 침해 사고에 대한 정부 조치의 여파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SK텔레콤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계정정보 관리 부실, 과거 침해사고 대응 미흡, 중요 정보 암호화 조치 미흡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과기정통부는 면책 조항을 고려하더라도 피해가 중대한 점을 강조했다. 이에 SK텔레콤이 계약상 중요한 안전한 통신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했으므로 위약금 면제 규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일 해당 사고와 관련해 “계약 해지 과정에서 회사의 귀책 사유로 피해자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경한 정부 입장에 과징금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며 "전년 수준의 배당 유지 가능성이 불확실해졌다”라고 판단했다.
당장 올해 2분기 실적도 이같은 악재를 반영할 전망이다. 현대차증권은 SK텔레콤이 2분기 매출액 4조3918억원, 영업이익 4562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7%, 15.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심 해킹 사태에 따른 무선가입자 이탈 영향으로 이동전화수익이 1.7% 감소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무선가입자 이탈 외에 유무선 결합상품 가입자 일부가 이탈한 것으로 확인돼 가입자 순감 및 탑라인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사태 수습 비용이 가중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본다”라며 “하반기에도 위약금 면제, 리텐션(유지) 비용, 과징금 등 대규모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으로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당장 2분기 실적은 신규 영업정지 및 가입자 이탈로 인한 손실과 전체 가입자에 대한 유심교체 비용이 반영돼 부진할 것”이라며 “올해 매 분기 실적 악화는 기정사실”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