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안에서 달리는 옷. 모던 시크에 대비되는 역동성. UNIQLO:C(유니클로:C)가 선보이는 2025 FW 컬렉션이다.
31일 유니클로는 자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영국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클레어 웨이트 켈러와 함께 2025년 가을·겨울(FW) ‘유니클로:C 컬렉션’을 공개했다.
‘모더니티 인 모션(Modernity in Motion)’이라는 테마는 도시 환경과 일상의 움직임을 염두에 둔 구조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협업 라인과 차별성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미니멀한 테일러링과 기능 중심의 설계가 특징이다. 이번 시즌 역시 복잡한 장식보다는 구조와 소재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 중심을 이룬다.
앞서 지난 21일 선공개된 아이템은 크루넥 스웨트셔츠, 크롭 셔츠, 큐롯 팬츠 등이다. 간결한 형태와 낮은 채도의 색감이 특징이다. 특히 여성 제품군은 늦여름부터 가을 초입까지 계절 전환기에 활용할 수 있는 스타일링을 염두에 둔 구성이 눈에 띈다.
절제된 도시의 흐름과 그 안의 역동성을 시각화한 점도 이번 컬렉션의 구성 방식 중 하나다. 이번에 공개된 룩북에서는 기능성 소재의 활용도를 강조하기 위해, 일상 속 자연스러운 동작이나 이동, 회전 등의 순간을 포착한 연출이 중심을 이룬다.
단순히 정적인 제품 이미지가 아닌, 몸의 움직임과 실루엣의 반응을 함께 담아냄으로써 ‘움직임을 전제로 한 옷’이라는 이번 시즌의 방향성을 시각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본격적인 FW 제품군은 기능성 소재가 중심이다. 남성 라인에는 히트텍 캐시미어 블렌드 니트가 새롭게 포함된다. 여성 니트웨어에는 샌드·포레스트 그린·버건디 등 비가시적 컬러를 중심으로 한 조합이 등장한다. 두께감은 다양하지 않지만 계절 레이어링을 전제로 설계된 구조로 보인다.
유니클로는 이번 시즌을 통해 고기능 합성소재인 ‘퍼프테크(Pufftech)’를 UNIQLO:C 라인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도레이와 공동 개발한 퍼프테크는 다운을 대체할 수 있는 충전재로, 무게를 줄이고 방한 효과를 높이는 데 목적을 둔다. 방수·방풍 기능을 갖춘 블록테크(Blocktech) 아우터도 함께 구성되며, 기후 대응형 상품군의 확장을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본분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스파 브랜드의 옷은 레이어링이 쉬워야 하기 때문이다. 디테일이 과하면 밸런스가 무너진다. 이번 시즌 유니클로는 톤다운된 그린이나 버건디처럼 계절감 있는 색상을 활용해, ‘무난함’을 전제로 하면서도 일상적인 착장 안에서의 미세한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기능 중심 설계는 단순히 실용성을 넘어서, 소비자 일상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파악된다. 도시생활자들이 체감하는 온도차, 움직임, 실내외 전환 속도 등을 고려해 제품의 형태와 재질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번 컬렉션은 ‘일상성’에 대한 또 다른 접근으로 평가된다.
UNIQLO:C는 같은 협업 라인인 U와의 구분도 명확히 했다. U가 실루엣이나 컬러에서 상대적으로 실험적인 방향을 시도한다면, C는 정제된 구성과 낮은 채도의 팔레트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루엣을 추구한다.
최근 패션 시장에서 주목받는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나 ‘드뮤어 룩’ 트렌드와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과장된 장식이나 브랜드 로고 대신, 낮은 채도의 컬러와 밀도 있는 소재 선택을 통해 심미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흐름이다.
전반적으로 이번 컬렉션은 유니클로의 ‘라이프웨어’ 전략을 시즌 단위로 구조화한 예로 볼 수 있다. 고기능성 소재의 도입, 실용성 중심의 실루엣 설계, 특정 계절 구간을 고려한 제품군 구성 등은 패션 브랜드로서의 정체성보다는 제품 기획의 일관성을 강조한 형태에 가깝다.
한편, UNIQLO:C 25 FW 컬렉션은 오는 9월5일 정식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