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피했지만…2.5% 관세 우위 날아간 한국산 자동차, 경쟁력 축소 불가피

최악 피했지만…2.5% 관세 우위 날아간 한국산 자동차, 경쟁력 축소 불가피

기사승인 2025-08-01 07:24:00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인근 수출 선적장에 수출차량들이 수출선에 오르기 전 대기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제공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가 일본·유럽연합(EU)과 같은 15%로 확정되면서 업계에선 “최악은 피했다”는 분위기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기존 무관세 혜택이 사라져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 한국과 미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췄다. 이는 미국이 일본·유럽연합(EU)과 체결한 자동차 관세율과 동일한 수준이다.

그동안 한국만 관세가 25%로 유지될 경우 현대차·기아의 연간 영업이익 감소 폭은 9조~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기 때문에 업계에선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실제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네시스 G80(기본가 5만7100달러) GV80(5만8200달러) 쏘나타(2만6900달러) 투싼 하이브리드(3만3465달러) 등의 가격은 경쟁 차종보다 저렴하지만, 25% 관세를 적용할 경우 15%의 관세를 적용받는 메르세데스-벤츠 E350, 토요타 캠리, 라브4 하이브리드 등보다 비싸지는 것으로 분석했었다.

고관세로 인한 경쟁력 약화로 철수설까지 제기됐던 한국GM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국내 자동차 제조사가 그 동안 한미 FTA에 따라 받았던 0% 무관세 혜택이 사실상 종료된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평가된다. 일본·EU는 2.5% 관세를 물어왔었기에 국내 자동차 제조사는 그동안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유리했다. 따라서 결과적으론 경쟁국과 같은 15%의 관세를 내게 됐지만 산술적으로는 기존보다 2.5%의 손해를 보게 된 셈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관세 협상 관련 브리핑에서 “한국 대표단은 자동차의 경우 12.5%의 관세율을 주장했지만 트럼프가 받아들이지 않고 일률적으로 15%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15% 관세가 적용되면 내년에 현대차·기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5조63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선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다각적 방안을 추진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량을 내년 말 12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재료비나 가공비를 절감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자동차 부품을 현지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