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30대 작업자가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반복된 사업장 사망사고에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사과문을 발표한 지 엿새 만이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4분께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의 남성 근로자 A씨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씨가 심정지 증세를 보여 의식불명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A씨는 현재 호흡은 회복했으나 의식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하 18m 지점의 양수기 펌프가 고장을 일으키자 이를 점검하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함께 내려갔던 작업자가 쓰러진 A씨를 보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1공구로,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공사 중인 고속도로는 광명시 가학동과 서울 강서구를 연결하는 20.2km 구간이다.
앞서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8일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작업을 하던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하루 뒤 전체 현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안전 점검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장은 안전 점검에서 문제가 없다고 자체 판단해 이날 작업을 재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다. 올해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는 지속적인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4월에는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와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 사고가 나는 건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정 사장은 같은 날 오후 인천 송도 본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지난달 28일 산업재해예방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산업재해 현장 실태 조사에 돌입할 것을 약속했다.
경찰도 이날부터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산업재해 전담 수사팀’을 전국 시·도청에 신설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