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이앤씨 광명 고속도로 현장에서 감전사고를 당한 미얀마인 근로자가 사고 8일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13일 경기남부경찰청 광명∼서울고속도로 전담수사팀은 지난 4일 감전사고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된 미얀마 국적 근로자 30대 A씨가 전날 오후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A씨는 현재 말은 하지 못하지만 눈을 뜨고 고개를 돌리면서 사람 얼굴을 구별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본국에 있는 A씨의 아내는 곧 우리나라에 입국할 예정이다. 그간 A씨의 아내는 군부 쿠데타 이후 지속돼온 내전으로 출국 방법을 찾지 못하다 최근 대사관 등의 도움을 받아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지난 4일 오후 1시34분쯤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감전사고를 당했다. A씨는 지하 18m 지점의 양수기 펌프가 고장나자 이를 점검하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A씨는 심정지 증세를 보여 의식불명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1공구로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공사 중인 고속도로는 광명시 가학동과 서울 강서구를 연결하는 20.2㎞ 구간이다.
한편,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해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인 LT 삼보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장 사고 수사전담팀과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은 1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50분까지 약 11시간에 걸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인천시 포스코이앤씨(원청) 본사 및 현장사무소, 서울시 LT삼보(하청) 본사 및 현장사무소, 경동엔지니어링(감리업체) 현장사무소다. 인력은 70여 명이 투입됐다.
당국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사고가 발생한 양수기의 시공 및 관리에 관한 서류와 현장 안전 관리 계획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각 업체의 과실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포스코이앤씨 등 관계자를 불러 본격 조사한 뒤 추가 형사 입건 대상을 가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