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합류로 커진 ‘K-휴머노이드’…산업현장 상용화 가속

KAI 합류로 커진 ‘K-휴머노이드’…산업현장 상용화 가속

한국항공우주산업 참여로 고정밀 제조 분야까지 확장
2030년 세계 최고 수준 기술 확보 목표

기사승인 2025-08-21 06:00:09
지난 5월1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에 에이로봇,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K-휴머노이드 연합에 합류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산업현장 상용화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이번 합류는 단순한 연구개발을 넘어 실제 초정밀 제조업 분야에서의 실증과 검증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항공기 제작을 테스트베드로…휴머노이드 ‘날개’ 달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AI는 지난 12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협의체인 ‘K-휴머노이드 연합’에 공식 합류했다. 삼성전자, SK, LG전자, 포스코 등 70여 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이 연합은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항공기 제작 과정은 0.1mm 이하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극도로 정밀한 작업이다. 수천 개의 부품을 조립하고 좁은 공간에서 고난도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만큼 로봇 적용 수요가 큰 분야로 꼽힌다.

특히 KAI가 보유한 KF-21(보라매), 수리온 헬기, T-50 고등훈련기 등의 제조 노하우가 휴머노이드 기술과 결합하면, 기존 산업용 로봇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섬세한 손목 관절 움직임과 협소한 공간에서의 조립 작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제조 공정에 휴머노이드가 투입되면 24시간 연속 작업, 위험 작업 대체, 정밀도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곳에서 검증된 기술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다른 정밀 제조업으로의 확산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두뇌’부터 ‘관절’까지…핵심 부품 경쟁 점화

이러한 휴머노이드 상용화 가속과 동시에 AI 반도체, 고해상도 센서, 고밀도 배터리 등 핵심 부품 시장의 기업간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이 부품 공급망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K-휴머노이드 연합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은 각자의 강점을 활용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와 메모리 기술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의 ‘뇌’ 역할을 할 고성능 프로세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인공신경망처리장치(NPU) 기술로 실시간 AI 추론 처리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다.

LG전자는 가전제품에서 축적한 센서 융합 기술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경험을 활용해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분야에 강점을 보인다. 음성인식, 제스처 인식, 감정 인식 기술 개발이 핵심이다.

이밖에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Cobot) 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 정밀 제어와 안전성 확보 기술을 휴머노이드에 적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산업현장에서 검증된 로봇 관절과 제어 알고리즘이 경쟁력이다.

상용화까지 과제 여전…“연구실 벗어나 현장성 검증대 될 것”

다만 휴머노이드의 본격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높은 제조 단가, 배터리 지속시간 한계, 안전성 검증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항공기 제조처럼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로봇의 고장률을 최소화하고 비상 상황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KAI의 합류가 산업용 휴머노이드가 연구실을 벗어나 실제 현장성을 검증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한 로봇업계 전문가는 “항공우주 분야는 정밀성과 안전성이 모두 요구되기 때문에, 이곳에서 통과한 기술은 다양한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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