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후 색 바꿀 수 있는 ‘카멜레온 잉크’ 개발

기사승인 2009-08-28 17: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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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나비의 날개나 딱정벌레 껍질 등 기존 염료로 표현하기 불가능한 색을 자유롭게 인쇄하고, 카멜레온처럼 인쇄 후에 색상을 자유로이 바꿀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서 개발됐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권성훈 교수팀은 28일 “자기력이 가해지면 스스로 조립해 특정 색깔의 빛을 반사시키는 구조의 자성(磁性) 나노입자와 빛을 받으면 굳는 성질의 광경화 물질을 혼합해 자기장 세기에 따라 물질의 색이 변하는 잉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다시말해 여러 색상의 염료를 사용하지 않고 한 가지 나노물질로 총천연색의 무늬 패턴을 인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흔히 부르는 삼원색의 카트리지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 개발된 잉크에 전자석을 이용해 자기장 세기만 바꿔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 9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나비의 날개, 공작새 깃털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화려한 색은 화학 염료에 의한 색과는 달리 규칙적으로 배열된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구조와 빛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으로, 흔히 ‘구조색 (Structural color)’이라 불린다. 유기 염료에 의한 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백화 현상’이 일어나 고유색이 변질되지만, 구조색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질되지 않는다. 권 교수는 “신개념의 외장 도색용 기술 또는 새로운 디자인 섬유 및 소재 개발에 응용될 수 있으며 위조 지폐나 가짜 명품 등 차세대 위조 방지 기술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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