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불편한 동거’ 시작되나…소속사, 3인 요구조건 수용 여부가 핵심

기사승인 2011-01-24 1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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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연예] 그룹 카라는 존속될 수 있을 것인가. 정니콜, 한승연, 강지영 등 멤버 3인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로 시작된 이번 파문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5명 멤버들이 카라를 유지하자고 뜻을 모았지만 서로 간의 이해 관계가 달라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소속사 DSP미디어(이하 DSP)와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자칫 카라 해체 위기가 지속될 조짐도 엿보인다.

△매니지먼트 전문화 하라=3인의 요구는 간단하다. 카라의 위상이 달라졌으니 보다 전문화된 매니지먼트를 해달라는 것. 당초 소속사로부터 인격 모독을 당했다는 주장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탈퇴 3인이 원하는 매니지먼트 전문화는 전속계약 기간, 국내외 활동계획, 마케팅 지원 등 포괄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하지만 소속사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으로 카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단순한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소속사 대표이자, 국내 연예계 거물 중 한 명인 이호연 대표는 아예 종적을 감췄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한 직후 일체 근황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보통 아이돌 가수의 전속계약 파문이 불거지면 소속사 대표는 동분서주하기 마련이다. 동방신기 사태 당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이수만 회장은 급거 귀국했고, 씨야의 남규리가 탈퇴 의사를 내비친 후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대표는 직접 장문의 글을 올렸다. 파문을 최소화하고 협상을 하기 위해서다.

카라는 SS501마저 뿔뿔이 흩어진 상황에서 DSP의 간판이다. 소속사 대표가 침묵하고 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만약 병세가 위중해서 그런 것이라면 대리인이라도 직접 나서야 한다. 전속계약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앞으로 매니지먼트 계획에 대해 청사진을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3인의 요구는 결국 DSP 수뇌부의 교체가 아니겠냐는 관측도 이 때문에 나오고 있다.

△DSP 위기로 번지나=카라의 해체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멤버들과 더불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은 DSP다. DSP는 과거 SM과 양대산맥으로 불릴 정도의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 중 한 곳이었다. 그러나 현재 그 입지는 넓지 않다. SM은 물론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에 밀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DSP가 직접 구성한 젝스키스와 핑클은 모두 해체했고, 멤버들은 모두 소속사를 떠났다. 전속계약이 끝나자마자 집을 떠난 셈이다. 그나마 DSP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던 SS501도 멤버들도 모두 떠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카라 정도가 간판이고, 레인보우는 걸 그룹 열풍에 밀려 본 궤도에 아직 오르지도 못했다. 카라의 해체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DSP는 졸지에 군소 연예기획사로 전락할 수도 있다.

△불편한 동거되나=카라 탈퇴를 선언한 3인과 DSP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5인 체제를 유지하고 싶으면 돌아오라는 DSP의 요구에 3인은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복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카라가 최전성기를 맞았고 수익성이 정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그룹 해체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룹 존속 방안은 다양하다. 3인과 DSP가 합의해 계속 활동을 이어나갈 수도 있지만 3인이 다른 소속사를 물색해 카라 활동에 나설 수도 있다. 과거 지오디(god)의 경우 소속사가 달랐다. 하지만 완전한 합의가 아닌 이상 이번 파문으로 인한 모든 앙금을 털어낼 수 없다는 측면에서 불편한 동거가 전망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