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플법에 전상법...속타는 기업들

구현화 / 기사승인 : 2021-04-20 05: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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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 규제 놓고 부처간 선점경쟁
관련업계, 해당 법안 부작용 우려
학계도 우려스러운 목소리 나와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공정위와 방통위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온라인 기업에 대한 규제가 더 심화된다며 규제 걸림돌 및 혁신 지체 등을 우려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전상법)과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에의 공정화에 관한 법'(공정화법),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온라인플랫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이용자보호법) 등이 정부와 의원입법을 통해 입법예고되면서 온라인 플랫폼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더욱 고삐를 쥘 예정이다.

온라인 플랫폼에 오프라인과 같은 법적규제를 도입하는 건 처음이다. 기존 법체계가 오프라인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니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한 법정비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용어의 정의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게 되는 법인 만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처음 만들어지다 보니 부처별 규제 선점을 위한 불협화음도 상존하고 있다. 전상법과 관련해서는 공정위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간 개인정보 처리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규제하는 권한을 두고서는 공정위와 방통위 양 부처에서 소관 다툼이 치열하다. 심지어 각 부처를 담당하는 국회의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씩 따져보면 전상법은 네이버·쿠팡·당근마켓·G마켓 등 온라인쇼핑 중개사업자에게 판매자와 연대해 소비자 보호 책임을 지게끔 하도록 하는 법이다. 개인간거래 플랫폼에도 성명·전화번호·주소를 수집하고, 분쟁 발생 시 피해자(구매자)에게 판매자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중개자임을 고지만 하면 소비자보상 책임을 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친 경우 중개업자도 판매업자와 연계해 배상 등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온플법은 배달의민족 등 배달·숙박앱 등 플랫폼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불공정거래를 막고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입법예고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오픈마켓 입점업체의 98.8%, 배달앱 입점업체의 68.4%가 공정위가 추진하는 공정화법에 찬성하고 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플랫폼에 거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디지털 갑을관계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온플법으로 거래관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규제법안에 대해 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부분은 규제되지 않으면서 필요없는 규제만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전상법은 입법예고 후 업계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조율 중이다. 온플법도 공정위 입법예고 후 국회에서 법안을 살펴보고 있다. 

실제로 전상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업계 의견을 무시하고 형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만을 거쳤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공정위의 전상법 입법예고 후 입장문을 내고 "업계에 개정안을 공개하지 않고 보여주기식 2~3차례 간담회만을 진행해왔다"며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체 플랫폼 서비스를 구축해 거래 분쟁을 해결하고 있지만, 오히려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시대를 역행하는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업계는 "소비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전자상거래법이 개인에게 직접 분쟁해소의 책임을 떠넘기고, 과도한 개인정보 침해를 부추겨 일반 국민의 안전 침해는 물론 혁신서비스 생태계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외에도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은 전상법과 온플법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특히 개인간 거래 플랫폼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겹치는 독특한 시장으로, 자칫 규제로 인해 시장 참여 자체를 꺼리게 되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현재도 분쟁이 발생하면 1차로 플랫폼이 중재하고, 2차로 분쟁기관에서 중재를 맡고 있다"라며 "자칫 분쟁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개인판매자의 신원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플랫폼 업체는 "(개정된) 법이 그러하다면 따르게 되어야 하지만 매우 조심스럽다"라며 "눈치를 많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온플법과 관련 플랫폼 입점업체들도 환영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입점업체를 보호하는 법이지만,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와 부작용이 관건이다. 

한 플랫폼 입점업체는 "최근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할 때 판매자에 대해 회사 소유주가 누구인지, 회사 소재지는 어디인지 서류를 더 꼼꼼하게 보고 있는데 이 같은 입법을 우려해서인 듯하다"라며 "입점업체들로서는 입점수수료 등의 조율이 쉽지 않은데 정부의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일차적으로는 환영하는 입장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규제가 강해지면 기존에 있던 입점업체들은 큰 영향이 없을 수 있지만, 신규 진입하려는 업체들은 까다로워진 규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입점업체는 "플랫폼에 대한 갑질을 막겠다는 취지에서는 적극 찬성하지만, 과연 취지대로 규제가 잘 행해질지 걱정된다"는 입장을 표했다. 

학계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자상거래법 입법예고에 의견서를 내고 "선의로 준비될 법일지라도 그 사회적 편익을 상회하는 리스크와 위해를 내포한다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플랫폼의 자율적인 혁신을 촉진하거나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는 등 개정안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이 강구되어야 한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달 초 한국소비자연맹과 서울대학교 경쟁법센터,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토론회에서도 우려스러운 의견이 다수 나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이번 개정안이 소비자의 권리와 편익을 모두 고려한 전자상거래법인지 의문이다"라며 "전자상거래와 온라인플랫폼 운영 사업자 등 용어에 대한 구분이 불명확하고, 개인정보 제공 역시 개인정보 오남용 문제와 사적 분쟁해결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