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못 받나요?”… 일자리 잃은 청년들 ‘한숨’

김은빈 / 기사승인 : 2021-05-14 0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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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대상에 ‘자발적 퇴사자’ 제외… 수급 가능 청년, 13% 불과
강은미, 관련 법안 발의 예정… “직장 내 괴롭힘 등 청년 현실 고려해야”

서울 시내 한 고용센터에서 방문객들이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고용한파가 부는 가운데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은 울상이다. ‘자발적 퇴사’라는 이유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에서 현행 고용보험 제도가 청년 고용 안전망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지난달 27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청년위원회가 주최한 ‘코로나19 청년고용 대책 진단 및 제언’ 토론회에서 청년고용 실태를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실업급여를 받는 청년은 10명 중 1명 정도인 13%에 불과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고용보험 취득 자격을 상실한 15~29세 청년은 누적 187만명이지만 실업급여 수급자는 24만 6000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사무처장은 ‘자발적 퇴사’는 실업급여 수급대상이 아니라는 조건이 청년들의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현행 실업급여(구직급여) 제도에 따르면 자발적으로 퇴사 또는 이직한 경우 수급자격 제한사유에 해당해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그는 “청년세대 내에서 실업급여에 대한 인지도가 대단히 높아졌음에도 2009년 이후 청년층 실업급여 수급비율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수급가능자 비중이 낮은 것은 청년층에서 자발적 퇴사가 비교적 높은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고용보험에 제대로 가입되지 않는 초단시간 노동, 플랫폼・프리랜서 노동, 사회보험료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위장 프리랜서 고용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고용안전망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고용보험에 대한 제도는 시급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청년층을 위해 고용보험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9월 ‘고용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실업급여 수급 대상 조건을 ‘사업주의 권고 또는 자발적으로 이직한 경우’로 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법안이 대안반영 폐기되면서 이 내용이 빠졌다. 이에 강 의원은 자발적 퇴직자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내용을 포함한 ‘전국민소득보험법’을 다시 발의할 예정이다.

강 의원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직장 내 괴롭힘 등 때문에 퇴사했는데 회사에서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많은 청년들이 자발적 퇴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자발적 퇴사의 경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몇 가지 예외조항이 있으나 유명무실하다고도 비판했다. 강 의원은 “직장 내 괴롭힘의 경우 노동청에 신고하고 사실을 증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청년들이 부담을 느끼고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청년유니온은 법안 발의 준비 소식을 반겼다. 김 사무처장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청년층 특성상 단기, 불안정 일자리에 진입하기 쉬운 만큼 자발적 퇴사가 많다. 일하는 사람 모두 고용보험료를 내는데 자발적이라는 이유로 고용안전망에서 배제되는 현재 구조는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발적 퇴사자도 실업급여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빠르게 고용안전망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법안 처리가 빠르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