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했던 세대교체… 아주리 군단의 화려한 비상

김찬홍 / 기사승인 : 2021-07-12 10: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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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에서 잉글랜드 꺾고 53년 만에 유로 대회 우승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15년 만에 국제 대회 우승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선임 이후 34경기 연속 무패 행진
MVP는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 최초의 대회 골키퍼 MVP

사진=로이터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이탈리아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탈리아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잉글랜드와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3대 2로 승리하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약 53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유로 대회에서는 1968년 자국에서 열린 유로에서 챔피언으로 등극한 이후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 국제 대회에서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15년 만에 우승이다.

완벽하게 부활을 알린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2010년대에 들어 침체기를 겪었다. 수비 라인은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에 비해 공격진은 불안정했다. 마땅한 공격수가 없어서 고전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특히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스웨덴에 1무 1패로 무릎을 꿇어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월드컵 4회 우승국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한 것은 60년 만의 일이었다. 

결국 이탈리아는 칼을 빼들었다. 과거 인터밀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등에서 우승 커리어를 쌓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선임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 감독 선임 직전에 러시아 제니트에서 실패를 겪으면서 우려가 뒤따랐다.

하지만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만치니 감독은 '빗장수비'로까지 불리던 특유의 강건한 수비는 그대로 두고 공격 루트를 다변화해 다채로운 축구를 펼쳤다.

또한 공격진은 그간 대표팀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여러 선수를 테스트해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조르지뉴(첼시),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마르코 베라티(파리 생제르맹) 등으로 구성한 중원은 A매치를 거듭할수록 단단해졌다. 빠른 로렌초 인시녜(나폴리), 돌파가 좋고 과감한 페데리코 키에사(유벤투스) 등 개성 넘치는 공격수들을 앞세워 득점 루트도 다변화했다.

만치니 감독 선임 이후 이탈리아는 유로 대회 개최 직전까지 27경기 동안 무패 행진을 달리면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선보였다.

유로에서도 이탈리아의 쾌진격은 이어졌다.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7득점 무실점)을 달린 이탈리아는 토너먼트에서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페인을 차례로 꺾고 결승전 무대를 밟았다.

결승전 상대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 경기가 잉글랜드에서 열리면서 불리한 상황에 놓였지만 이탈리아는 전혀 밀리질 않았다. 전반 2분 만에 루크 쇼에게 득점을 허용했지만,  후반 22분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왼발 동점골이 나왔다. 오른쪽 코너킥서 베라르디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보누치가 달려들며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탈리아는 기세가 좋던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을 완벽히 봉쇄했다. 센터백 노장 듀오 조르조 키엘리니와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4골을 터트린 케인을 상대로 슈팅을 단 한 개도 허용하질 않았다. 

승부차기에서는 수호신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활약상이 돋보였다. 돈나룸마는 제이든 산초와 부카요 사카의 슈팅을 막아내며 이탈리아의 우승을 견인했다.

1999년생으로 만 22살의 젊은 골키퍼인 돈나룸마는 이미 수년전부터 잔루이지 부폰의 뒤를 이어 최소 10년 이상 이탈리아 골문을 지킬 간판 수문장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미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선 2시즌 연속 베스트 골키퍼에 뽑힐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MVP까지 차지하면서 명실상부 세계 축구의 최고 골키퍼로 우뚝 섰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완벽한 세대교체를 알린 이탈리아다. 이탈리아의 다음 목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이다. 현재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전승을 달리고 있다.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