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누드 사진 공유에 성희롱 난무'…블리자드, 성추문으로 피소

기사승인 2021-07-26 06: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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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누드 사진 공유에 성희롱 난무'…블리자드, 성추문으로 피소
사진=액티비전 블리자드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여성 직원들에 대한 차별 및 지속적인 성희롱을 이유로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소송을 제기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미국의 게임회사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게임사 중 하나다.

22일(현지 시간) CNN방송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DFEH)은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성차별적인 남성 위주의 문화를 방치해 주법을 위반했다면서 피해 직장 여성들에 대한 보상과 시정 명령을 요구하는 소송을 최근 로스앤젤레스 현지 법원에 제기했다.

공정고용주택국은 지난 2년간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조사한 결과 사내 성희롱 및 성추행이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에 비해 보수, 승진, 해고 등 인사절차 과정에서 불이익을 수시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LA 법원에 제출된 고소장에 따르면 남성 직원들은 여성 직원들에게 일을 떠넘긴 뒤 게임을 즐겼으며, 음담패설과 성폭행에 대한 농담도 회사 내에서 공공연히 주고 받았다.

술에 취한 상태로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여성 직원들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회의실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수유실에서 쫓겨났다는 여직원, 성적으로 수치심이 느껴지는 언사뿐만 아니라 물리적 폭행을 당했다는 직원도 있었다.

여직원의 누드 사진이 파티에서 유출됐다는 충격적인 사례도 있었다. 이 직원은 상사와 함께 출장을 갔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상사는 경찰조사 결과 출장을 가면서 성인용품을 가져간 것이 적발됐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이는 블리자드의 과거를 왜곡하고 있으며 대부분 거짓"이라며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사내 괴롭힌 방지 교육을 했으며, 사내 문제를 조사하는 비밀 보고 핫라인 담당 팀을 만들었다"며 "우리 회사와 산업에서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위나 괴롭힘이 용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블리자드 공동 설립자이자 28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드림헤이븐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자신의 SNS에 "이런 일을 겪은 블리자드의 여성들에게 실망을 전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를 전했다. 그는 여성 피해자의 이야기를 듣고 차별과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해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하겠다고 전했다.

sh04kh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