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친구가 갭투자에 성공했다는데…불법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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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9-24 0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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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경] 친구가 갭투자에 성공했다는데…불법아냐?
사진=안세진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최근 1년간 서울에서 집을 산 2030세대의 절반은 갭투자를 했다고 하는데요. 갭투자가 불법은 아니지만 잘못될 경우 세입자는 물론 본인에게 큰 경제적 타격이 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알경]에서는 갭투자의 의미와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잊을 만 하면 다시 나타나는 ‘갭투자’

갭투자란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택을 매매가격과 전세금간의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방식을 말합니다. 주택의 매매가격과 전세금의 차이가 적은 집을 전세세입자를 끼고 구입하기 때문에 주택을 매매할 때는 매매가에서 전세금을 뺀 나머지 금액만으로 집을 살 수 있습니다.

예컨대 매매가격 2억원, 전세가격 1억5000만원짜리 집이 있다고 칩시다. 현재 전세 세입자를 끼고 해당 주택을 구매할 경우 매매가격 2억원에서 전세보증금 1억5000만원을 뺀 5000만원만 사용해서 주택을 살 수 있는 것이죠. 집값이 오를 경우 집주인은 차익을 남길 수 있는 겁니다.

다만 갭투자는 아무 주택이나 가능한 게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전세가율인데요. 전세가율은 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비슷한 것이죠. 갭투자는 보통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20% 이하인 곳을 선택하기 때문에 소액으로도 충분히 투자가 가능하고 여러 채를 소유하며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서울서 집 산 2030 절반이 갭투자라고?

실제 지난 1년 간 20대 서울 주택 매수자 10명 중 7명이 전세를 끼고 매입한 갭투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세를 끼고 집을 구매할 경우 목돈에 대한 부담도 없을뿐더러 시세차익까지도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지역 주택 매수자들이 국토부에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 19만3974건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서울에서 집을 산 20~30대 6만3973명 중 세입자 임대보증금을 떠안은 사람이 3만3365명으로 52.2%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20대는 갭투자 비율이 71%나 됐습니다. 30대는 전체 5만3839건의 매매거래 중 임대보증금 승계가 2만6185건으로 갭투자 비율은 49%였다. 10대의 경우 해당 기간 212건의 매매거래가 있었는데 갭투자 비율이 97%(206건)에 달했고요.

◇불법 아니지만…위험한 도박

갭투자는 엄밀히 말하면 불법은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갭투자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은 것인데요. 하지만 갭투자는 세입자의 보증금을 가지고 투자에 뛰어드는 것인 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는 그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깡통주택, 깡통전세, 전세보증금 사고 등에 대해 종종 들어보셨을 겁니다. 집값이 많이 내려가서 집 가치가 말 그대로 깡통이 된다면 집주인 입장에서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건데요. 전세금보증사고도 세입자가 나가려고 할 때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다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것이죠. 시세차익을 노리고 무작정 여러 집을 사들인 갭투기꾼이라면 이런 문제가 발생될 위험이 굉장히 큽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가율 확인을 먼저 해야 합니다. 전세가율이 매매가의 80%를 초과하는 집에 입주를 하게 된다면 갭투자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전세금을 날릴 수도 있으니 계약에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asj052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