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트 플랜(Flightplan, 2005)’과 위기관리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최문갑 / 기사승인 : 2021-11-24 23: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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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운(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정동운 전 대전과기대 교수
<플라이트 플랜(Flightplan, 2005)>은 운행 중인 비행기라는 ‘폐쇄 공간’에서 딸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을 통하여 위기 극복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남편의 시신을 고향으로 옮겨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여섯 살 난 딸 줄리아 플랫(말렌 로스턴)과 함께 베를린 발 뉴욕 행 여객기에 탑승한 전직 항공 엔지니어 카일 플랫(조디 포스터). 그녀가 깜박 잠이 든 사이 딸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카일이 기장(숀 빈)을 찾아가 철저한 수색을 요구하며 소란을 피우자, 항공경찰 진 카슨(피터 사스가드)이 수갑을 채운다. 문제는, 딸이 탑승객 명단에도 없고, 누구 하나 본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다.

카일이 ‘테러범’으로 몰리게 되자, 카슨은 정체를 드러낸다. 공범자인 여승무원에게 카일을 감시하게 한 후, 화물칸 관 속에 숨겨둔 화약을 꺼내 폭발물을 설치한다.(그 옆에 줄리아가 잠자고 있었다). 그리고 기장에게 카일이 5천만 달러를 주지 않으면 비행기를 폭파시킬 것이고, 착륙 후 연료를 가득 채운 G3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한다. 또한, 딸의 실종은 교란작전이며 폭탄을 싣기 위해 남편의 관을 이용하였고, 카일이 모두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항공경찰이라는 신분 때문에 기장은 카슨의 말을 전적을 믿고 송금을 완료하고, 비상착륙을 한다. 그러자 카일은 기장에게 기내의 어떤 것도 내리면 안 된다고 말한다. 기장은 그녀에게 당신 뜻대로 했다면서 카슨에게 들은 말을 해준다. 카슨이 범인임을 눈치챈 그녀는, 혐의를 벗기 위해서는 줄리아를 찾아야만 했다.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자, 카슨도 다시 비행기에 오른다. 비행기가 폭파되지 않고 그녀가 줄리아를 찾게 되면 모든 계획이 무산되기 때문이다. 카일은 소화기로 카슨을 때려 실신시킨다. 비로소 화물칸에서 딸을 찾아낸다. 카일은 딸을 안전한 곳에 피신시키고 카슨이 화물칸에 들어서자, 그곳을 폐쇄하고 폭파한다. 그녀는 딸을 안고 비행기에서 내린다.


이 영화는 다수의 의견이 진실이며 소수의 의견이 무시되는 사회의 병폐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영화 속 주인공 카일은 자신의 비행기에 대한 ‘지식’, 모두 그녀가 미쳤다고 말하지만 자신이 옳다는 ‘신념’, 그리고 모성애에 바탕한 ‘용기’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대처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한다.

위기(危機, crisis)는 ‘危’(위태할 위․무너질 위․상할 위)자와 機’(베틀 기․기계 기․고동 기)자로 구성되어 균형 잡기가 아주 힘든 ‘위태로운 기물’이라는 뜻이지만, 機가 때와 시간을 의미하는 뜻으로 확장되면서 균형을 제때에 제대로 잡아주기만 하면 좋은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하영삼, “한자 뿌리읽기(106)-위험(危)과 기회(機)”, 동아일보, 2004. 9.19.). 즉 위기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도 모르는 치명적인 위험 또는 문제에 당면한 시기를 말하며,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상황’을 뜻한다. 그러나 위기는 ‘좋아지거나 혹은 나빠지게 되는 전환점’(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위기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를 동시에 내포하는 단어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위기에 직면하면, 약 90%의 사람들은 위기를 위험으로 보는데 반해, 나머지 10% 사람만이 위기를 기회로 본다고 한다. 말하자면 성공하는 사람은 위기에서 10%의 가능성을 보고 그것에 도전하고 그것을 이겨내려고 한다는 이야기다. 위기도 보기 나름이다. 부정적으로 보면 위험만 보일 뿐 기회의 면이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이규성의 성공 칼럼 중, “위기는 필요악이다”에서).

따라서 위기는 언제나 우리에게 닥쳐올 수 있음을 항상 의식하고 준비(유비무환․有備無患)한다면 두려울 것이 없으며, 위기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조금만 자만하다간 금방 위기에 처하는 것이 인간사회 법칙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환경변화에 둔감하여 방심하다가 나락에 떨어졌다. 위기를 강조하면 직원들이 움츠러든다고 겁을 먹는 경영자들이 있는데, 일상화되면 경쟁력이 된다. 그것이 초일류 기업의 요건이다.”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말이다. 똑같은 위기를 반복하면 2류 기업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