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LA 공연장 갔더니…한글 현수막에 춤 파티 [쿡리뷰 in LA]

이은호 / 기사승인 : 2021-11-28 17: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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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LA(미국)=이은호 기자

“베리 해피”(I’m very happy) “익사이티드!”(Excited)

사람들의 인파가 보랏빛 물결처럼 넘실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리스 소파이 스타디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년 만에 여는 오프라인 공연 장소로 택한 이곳은 일찍부터 모인 아미(BTS 팬클럽)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공연장에서 만난 전 세계 아미들은 BTS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온 몸을 꾸민 채 “신난다”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BTS가 리허설하는 소리를 공연장 바깥에서 들으며 리듬을 타던 사만사는 “실감이 안 난다. BTS가 저 건너편에 있다니…”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BTS가 무척 그리웠고 지금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만사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아만다와 델라니도 “몹시 흥분된다”고 했다. “팬데믹(대유행) 이전에 몇 번 BTS를 본 적 있어요. 그런데 최근 몇 년간은 그들을 보지 못했죠. 지금 이 순간이 신나고 행복해요.”(델라니)

친구와 한국어 수업을 듣는다는 로버츠(왼쪽).  LA(미국)=이은호 기자

일곱 멤버 중 지민을 제일 좋아한다는 로버츠는 한국어로 직접 쓴 플랜카드를 챙겨 왔다. “이가 삐뚤어졌으면…. 치아가 곧으면…. 지민이의 미소는 언제나 가장 예쁜 미소입니다!” 자신이 한국어를 제대로 쓴 것인지 초조해하던 로버츠에게 마지막 세 줄은 완벽하다고 말했더니 다행이라는 듯 웃어보였다. 로버츠는 “BTS가 마침내 이곳에 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BTS의 모든 걸 사랑하지만, 그 중에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파하는 모습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적지 않은 아미가 LA로 향했다. 공연장 근처에서 만난 손윤아씨는 “처음에는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때문에 고민했지만 직접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에 LA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손씨의 드레스코드는 ‘전통’. 한복을 입고 공연장을 찾았다. 그는 “BTS가 그랬듯, 외국 팬들에게 한국을 많이 알리고 싶어서 한복을 택했다”며 미소 지었다. 또 다른 한국인 관객 성모씨는 “선물”이라며 기자에게 정국의 포토카드를 건넸다. 한국인의 정이란 이런 걸까. 성씨는 “(공연에) 갈 수 있는 사람은 가서 응원해주자는 분위기가 팬들 사이에서 지배적이었다”며 “코로나19 관련 서류 등 준비도 철저히 했다”고 설명했다. 또 “어서 코로나19가 종식돼 BTS가 한국에서도 공연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다이너마이트’에 맞춰 춤 추는 팬들.  LA(미국)=이은호 기자

“왜 내 맘을 흔드는 건데~♬” “우와아아아!”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과 함성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니, K팝 댄스 팀의 거리 공연이 눈앞에 펼쳐졌다. 두 팀이 번갈아 공연하며 실력을 뽐내자 흡사 ‘스트릿 우먼 파이터’ 아미 버전을 보는 것 같았다. 정식 공연이 끝난 뒤에는 댄서와 관객이 한 데 어우러져 무작위로 흘러나오는 K팝에 맞춰 춤을 췄다. ‘페이크 러브’(Fake Love), ‘쩔어’ 등의 무대에 관객은 “BTS뿐만 아니라 세븐틴,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 하이브 소속 보이그룹을 좋아한다”고 했다.

BTS는 이날을 시작으로 28일, 12월1~2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공연 티켓 28만여 장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티켓 가격은 좌석 등급에 따라 75~450달러(약 9만~53만원)로 책정됐으나,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이 워낙 많아 온라인에 재판매 티켓이 1만달러(약 1200만원)가 넘는 가격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공연을 보러온 방문객이 늘자 인근 호텔 숙박비는 30~50% 넘게 올랐다.

택시 잡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미국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제임스 진은 “멕시코 팬들이 BTS 공연을 보러 버스를 대절해 LA에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귀띔했다. “오히려 한국인 관광객보다 미국 현지인들이 BTS 등 한국 문화를 더욱 좋아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브라질에 가족이 있다는 그는 “미국은 물론 브라질이나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서도 BTS 인기가 대단하다”며 “예전에는 남미에 가면 ‘일본인이냐’ ‘중국인이냐’를 먼저 물어봤는데, 이젠 한국 사람이라며 반가워한다”고 말했다.

LA(미국)=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