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충전·솔로…방탄소년단의 내일은

기사승인 2022-06-15 17:03:16
- + 인쇄
군대·충전·솔로…방탄소년단의 내일은
‘찐 방탄회식’을 촬영 중인 그룹 방탄소년단. 유튜브 캡처

그룹 방탄소년단이 데뷔 10주년을 1년 앞두고 단체 활동에 쉼표를 찍었다. 15일 소속사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향후 솔로 음반 발매와 컬래버레이션 등 여러 형태로 개인 활동에 집중한다. 멤버들도 전날 유튜브에 공개한 ‘찐 방탄회식’ 영상에서 “기조의 변화가 확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며 단체 활동을 잠시 멈추겠다고 밝혔다.


“성장할 시간 없었다”…방탄소년단이 밝힌 속내

방탄소년단은 재충전과 성장을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털어놨다. RM은 “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도록 놔두지 않는 것 같다”며 “(나도) 방탄소년단으로 10여년간 활동하다 보니 숙성이 안 됐다”고 했다. 쉼 없는 전진이 오히려 음악적 탈진을 불러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슈가 역시 “가사가,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언제부턴가) 억지로 쥐어 짜내고 있었다.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창작의 고통을 호소했다.

업계에선 코앞으로 다가온 입대가 영향을 주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팀의 맏형인 진은 1992년생으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요원에 편입하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시행까지 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내 입대를 피하기 어렵다. 병역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는 경우, 슈가(1993년생), RM·제이홉(1994년생), 뷔·지민(1995년생), 정국(1997년생)이 차례로 입대하게 된다. 멤버들 모두 만 30세에 입대하면 완전체 활동은 최장 7년 간 불가능할 수 있다.


깜짝 발표에 하이브 시총 2조 증발

방탄소년단의 깜짝 발표에 소속사 하이브 주가는 폭락했다. 하이브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브는 전 거래일 대비 24.87% 떨어진 14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13만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시가 총액은 전날 7조9810억원에서 5조9962억원으로 떨어졌다. 하루만에 약 2조가 증발한 셈이다.

하이브 매출액 대부분은 방탄소년단에서 나온다. 하이브가 지난해 올린 영업이익 1903억원(연결 기준) 가운데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뮤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1160억원(67%)에 달한다. 하나금융투자는 “내년 초 멤버 전원이 입대하는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내년 방탄소년단 관련 매출 감소분은 약 75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이기훈 연구원)며 하이브 목표주가를 기존 43만원에서 3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글로벌 투어 부재와 단체 활동 중단에 따른 사전 제작 콘텐츠 감소로 2023년 MD 및 콘텐츠 매출 추정치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군대·충전·솔로…방탄소년단의 내일은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개인·팀 활동 병행” 해체설에 선 그은 하이브

멤버들과 하이브는 단체 활동을 잠시 쉬는 것일 뿐 팀을 해체하는 게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이브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방탄소년단은 팀 활동과 개별활동을 병행한다”고 짚었다. RM도 ‘찐 방탄회식’ 방송에서 “방탄소년단을 오래 하고 싶다. 그러려면 내가 나로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멤버들은 단체 웹예능 ‘달려라 방탄’도 계속 촬영해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개인 활동 첫 주자는 제이홉이다. 다음 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유명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메인 무대에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제이홉이 준비 중인 솔로 음악도 이 공연을 전후해 공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음반 형태는 미니 혹은 정규 음반으로 예상된다. 다른 멤버들 역시 솔로 음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믹스테이프(비정규 음반)로 발표했던 솔로곡은 추후 정식 음원으로 공개한다.

정식 솔로 데뷔를 앞둔 방탄소년단이 팀 활동에 버금가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슈가와 RM, 제이홉은 앞서 발표한 믹스테이프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박하경 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은 음반 활동 없이도 분기마다 80만장 이상 판매하는 그룹이다. 온라인 콘서트에 100만명 이상을 모객할 수 있는 팬덤 파워를 갖췄고, 입대 이후에도 비대면 콘텐츠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며 “그룹 전체만큼이나 개별 멤버에게도 애정이 높은 팬덤 성향을 고려하면, 솔로 활동이 본격화될 경우 하이브의 실적 추정치를 상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군대·충전·솔로…방탄소년단의 내일은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