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커지는 가상화폐 거래소…크라켄, 일본서 철수

기사승인 2022-12-29 10: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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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커지는 가상화폐 거래소…크라켄, 일본서 철수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크라켄이 직원 해고를 발표한 데 이어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다. 코인 시장 침체와 FTX 파산신청 사태로 인한 결정이다.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구조조정과 철수를 단행하자 업계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크라켄은 다음 달 31일 일본 금융당국에서 등록을 취소하고 일본에서의 영업을 중단한다.

크라켄은 “우리의 전략과 일치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가장 잘 포지셔닝할 수 있는 분야에 자원과 투자를 우선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2011년 설립된 크라켄은 미국에서는 코인베이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중 하나다.

코인베이스와 제미니 등 다른 경쟁 거래소의 인력 구조조정에 이어 크라켄이 해고와 일본 시장 철수까지 단행하면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가상화폐 가격 하락과 FTX 붕괴 사태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크라켄은 직원 감원에 이어 철수를 결정했다. 크라켄은 지난달 말 코인 시장 침체와 FTX 파산신청 사태 여파로 글로벌 직원 중 30%에 해당하는 11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크라켄은 “올해 초부터 거시 경제와 지정학적 요인이 금융 시장을 짓누르고 있고 불행하게도 금융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신뢰 문제도 나온다.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는 준비금 보고서를 공개하는 등 중앙화 거래소(CEX)를 둘러싼 신뢰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바이낸스의 BNB 토큰의 추락을 예고하는 등 FTX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게 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의 ‘고파이’ 상품 128·131·133·135차 지급도 지연됐다. 제네시스캐피털의 상환이 잠정 중단됐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고파이 자금 운용을 맡고 있는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FTX 사태 이후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면서 출금과 신규 대출 및 자금 상환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고팍스는 USDC 고정 60일 상품, BTC 고정 31일 상품, ETH 고정 31일 상품, MATIC 고정 31일 상품 이자 지급을 연기했다.

업비트와 빗썸, 코빗 등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거래소들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고객이 맡긴 자산을 자체 지갑 등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FTX와 같은 지급불능 사태가 국내 거래소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음에도 투자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제네시스의 신규 대출·환매 중단 결정이 고파이에 영향을 끼쳤던 것처럼 그 불똥이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에는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코인을 옮겨놨는데 글로벌 2위 거래소가 망할 줄 몰랐다” “파산했다고 뜨니 이제 희망이 안 보인다”는 등의 피해 호소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