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화상 등 설 연휴 응급상황, ‘이렇게’ 대처

기사승인 2024-02-08 10: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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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화상 등 설 연휴 응급상황, ‘이렇게’ 대처
설 연휴 응급처치법. 힘찬병원


설 연휴 기간,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평소보다 증가한다. 소방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설 연휴 5일 동안 119에 접수된 응급상황 건수는 총 4만5946건이다. 하루 평균 9189건으로, 연휴가 아닌 평일 상담 건수 4695건의 2배에 달했다. 연휴 동안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숙지해 둘 필요가 있다. 

이혁호 인천힘찬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명절 음식을 만들다가 화상을 입거나 칼에 베이는 사고, 성묘를 다녀오다 낙상으로 골절 등 부상을 입는 경우, 복통이나 기도 폐쇄 등 다양한 응급상황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예기치 않은 사고로 다치거나 아플 때 초기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중요한 만큼 응급 처치 방법을 알아두면 치료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절 시 환부 고정하며 대처

성묘나 나들이 도중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낙상사고를 당할 수 있다. 따뜻한 날씨에서도 지면은 얼어있을 수 있고 그늘진 곳엔 살얼음이 남아있기도 하다. 또 두꺼운 옷차림 탓에 행동이 불편해진 상태에서 넘어져 손목이나 발을 심하게 삐거나 고관절·척추 골절을 당하기도 한다. 특히 노년층은 뼈가 약해 골절되기 쉬운 데다 회복 과정에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낙상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처치와 이송이 중요하다.

미끄러져 넘어진 뒤 극심한 통증에 이어 부상 부위가 점점 부어오른다면 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이땐 해당 부위가 흔들리거나 움직이지 않도록 부목이나 나뭇가지 등을 이용해 고정하는 것이 좋다. 환부가 고정되면 사고 당시 형태가 유지돼 힘줄, 혈관 같은 연부 조직의 손상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119 신고를 하고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냉찜질을 해주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만약 골절과 함께 환부에 출혈이 있다면 깨끗한 수건이나 옷 등으로 지혈해줘야 한다.

음식물 목에 걸리면 하임리히법 시도 

명절 연휴에는 떡 등 음식을 먹다가 목에 걸려 기도가 막히는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기도 폐쇄 사고는 섭취량이 늘고 평소 잘 안 먹던 음식을 먹을 때 자주 일어난다. 어린이들 중엔 치아가 다 자라지 않았거나 치아 상태가 좋지 못해 제대로 씹지 못한 채 삼키는 사례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환자가 입으로 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기도가 완전히 막힌 상태로 하임리히법을 통해 기도에 있는 이물질을 빼내 줘야 한다. 음식물 때문에 기도가 막혀버리면 호흡이 힘들어지고 비정상적인 숨소리를 내며 기침을 하게 된다. 이때 2~3분 내로 음식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하임리히법은 복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이 압력 차를 이용해 기도 속 음식물을 빼내는 방법으로, 환자의 등 뒤에 서서 한 손은 주먹을 쥐고 다른 한 손은 주먹 쥔 손을 감싼 뒤 명치와 배꼽 중간 지점에 대고 위로 밀쳐 올리는 방식이다. 다만 체중이 10kg을 넘지 않거나 1세 이하라면 장기 손상을 줄 수 있어 적용해선 안 된다. 이런 경우 아이의 머리를 45도 각도 아래쪽으로 향하게 한 뒤 손으로 가슴을 받친 후 등을 너무 세지 않게 손바닥으로 5번 정도 두드린다. 이후 검지와 중지를 써서 영아의 젖꼭지 중앙을 강하게 누르면서 이물질 배출 여부를 확인한다.

화상 땐 충분히 식힌 뒤 살균붕대 감싸 

명절 요리를 하다보면 피부에 기름이 튀어 화상을 입기도 한다. 모든 화상이 위험도가 높지만 기름에 의한 화상은 피부의 표피뿐만 아니라 진피층까지 손상시킬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기름에 화상을 입었다면 피부에 튄 기름을 깨끗한 수건, 거즈 등으로 톡톡 두드리며 닦아낸 후, 흐르는 물에 화상 부위를 대고 30분 정도 충분히 식혀줘야 한다. 빨리 환부를 식혀야 한다는 생각에 얼음을 직접 대는 것은 금물이다. 화상 부위에 얼음을 대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완화되지만, 화상 부위 혈액량이 감소하고 혈관이 수축돼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다.

또 화상으로 발생한 수포는 세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 일부러 터트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 응급 처치가 끝나면 살균 붕대 등으로 화상 부위를 감싼 후 신속히 의료기관을 찾아 상처의 깊이와 범위 등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이혁호 과장은 “생활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미한 화상의 경우에는 찬물로 30분 이상 식혀주면 열이 넓고 깊게 퍼져나가는 것을 방지해 화상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응급 상황에 대비해 설 연휴에도 진료가 가능한 병·의원이나 약국의 위치, 연락처를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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