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온탕 오간 협상 스케치

냉온탕 오간 협상 스케치

기사승인 2009-03-02 21:05:02
"
[쿠키 정치]
국회의장실과 여야는 2일 쟁점 법안 처리에 극적으로 합의하기까지 벼랑 끝 전술과 유화책을 번갈아 내놓으며 숨가쁜 협상전을 벌였다. 3자가 1일 오후 3시 여야 대표 회담을 시작으로 2일 마지막 여야 원내대표 회담까지 벌인 걸린 시간은 25시간, 공식협상만 7차례가 열렸다.

협상에 참여한 한 실무자는 "냉·온탕도 이처럼 극과 극을 오간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협상은 비관적이었다. 오전 9시 한나라당 최고위원단은 김형오 국회의장을 만나 전날 심야 협상에서 도출된 잠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일부 최고위원들이 "국회의장이 민주당 쪽 손만 들어줬다"며 강한 어조로 항의한 것으로 전해져 합의 처리는 물건너가는 듯 보였다. 회동 직후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도 "더 이상 협상은 없다"면서 배수진을 쳤다.

강행 처리 수순으로 치닫자 여야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한나라당은 본회의장 내에서의 행동 전략을, 민주당은 물리적 저지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국회의사당 안으로 진입하려는 민주당 보좌관들과 이를 막으려는 국회 경찰간 몸싸움도 본격화됐다.

이런 사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소속 의원들이 연좌농성 중인 본회의장 앞 중앙홀을 방문하면서 여야의 희비가 갈렸다. 또 오후 1시30분쯤 전격 발표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방침은 민주당을 더욱 궁지로 내몰았다. 이후 퇴로가 막힌 민주당 쪽에서 유화책이 하나둘씩 나왔다. 민주당은 국회의장에게 미디어법을 4개월 간 논의한 뒤 표결 처리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쪽에서 여전히 처리 시한이 길다고 버텼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오후 2시30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를 직접 찾아가 논의 기간을 100일로 줄이겠다는 재수정안을 전달했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즉각 당 최고위원들과 회동을 가졌고, 재수정안을 수용키로 결론을 내렸다. 여야 대표는 오후 3시10분에 만나 채 30분도 안돼 협상 타결을 선언했고, 곧이어 열린 원내대표 회담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노용택 기자
bhson@kmib.co.kr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손병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