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온돌을”…여야 대치 웃지못할 ‘비하인드 스토리’

“이참에 온돌을”…여야 대치 웃지못할 ‘비하인드 스토리’

기사승인 2009-03-03 17:37:06
[쿠키 정치] “이참에 국회 본회의장 앞 중앙홀에 온돌을 놓는게 낫겠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2일 국회 본회의장 앞 중앙홀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자 ‘농성 선배’인 민주당 의원들이 지나가면서 했다는 말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에 이어 한나라당까지 중앙홀을 장악하면서 국회 직원들 사이에서도 “외국 귀빈들에게 ‘농성 명소’로 소개해야겠다”는 농담도 나오고 있다. 여야 대치는 끝났지만 대치 과정의 뒷얘기들이 3일 의원들과 보좌관들 사이에서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농성 초짜’ 티가 역력했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앉아 있는게 불편해서인지 자리를 수시로 비우는가 하면, 소속 171명 의원 가운데 상주 농성 참여자가 절반을 간신히 넘겼다. 야당 쪽에서 ‘웰빙 농성’이라는 비판까지 나오자,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은 농성 중 마이크를 잡고 “민주당쪽에서 우리 보고 하루도 못버틸 것이라고 하는데 힘을 내서 우리도 좀 버텨보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보좌관들도 여야가 대비됐다. 국회 사무처가 보좌관들에 대해 의사당 건물 출입통제 조치를 내리자, 한나라당 보좌관들은 거의 진입을 하지 못했지만, 민주당 보좌관들은 2m가 넘는 창문턱을 넘어 경찰 방어방을 뚫고 100여명 이상이 진입했다. 특히 민주당 여성 당직자들이 단 3∼4초만에 창문을 훌쩍 넘자 경찰들도 기가 차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권상정시 본회의가 개최됐을 때를 대비한 여야 전략들도 공개됐다. 한나라당은 의원들이 조를 짜 민주당 의원들을 전부 들어낸 뒤 법안 처리를 단독으로 한다는 방침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이 언론에 장시간 공개될 경우 여론이 나빠질 것을 우려, 속전속결 처리 원칙을 세웠다는 후문이다.

민주당도 ‘15명 특공대’를 만들어, 단 30초만에 국회의장석을 급습한 뒤 서로의 몸을 묶어 저항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특히 15명 의원은 덩치와 저항력을 감안, 지도부가 직접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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