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정동영, 합의 도출 못해…기존 입장 되풀이

정세균―정동영, 합의 도출 못해…기존 입장 되풀이

기사승인 2009-03-24 23:44:01

[쿠키 정치]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24일 오후 단독 만찬회동을 갖고 정 전 장관의 4·29 재·보궐선거 전주 덕진 출마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양측은 추가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다시 회동키로 했다.

서울 마포의 한 한정식집에서 오후 5시 50분부터 3시간여 진행된 단독회동에서 양측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강기정 대표 비서실장과 정 전 장관측 최규식 의원은 회동결과에 대한 합동브리핑에서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은 재·보선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말하고 들었다”고 밝혔다. 또 “정 전 장관은 귀국과 출마의 진정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정 대표는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자세로 좋은 협력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출마 반대 및 당위성을 놓고선 설전도 오갔다. 정 대표는 “공천을 나 혼자 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 당 최고 의결기관인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모았다”면서 출마 재고를 요청했다고 강 실장은 전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최고위 입장은 존중한다. 그러나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견을 당 지도부가 경청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최 의원은 전했다.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절충이 어렵자 정 대표는 당의 여러 구성원과 충분히 대화를 나눠볼 것을 조언했고, 정 전 장관도 25일부터 당 원로들을 차례로 만나기로 했다.

첫 만남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지만, 양측 모두 공천배제나 무소속 출마와 같은 파국 상황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추후 논의를 거쳐 원만한 해결책을 도출할 가능성도 있다. 강 실장은 “두 분 모두 ‘흉금을 터놓고 얘기를 나누면 풀지 못할 문제가 어디 있겠느냐’고 말씀하셨고, 문제가 잘 풀릴 여지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 의원 역시 “회동을 계기로 두 분이 윈윈(win-win)하는 방식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도부에서는 정 전 장관이 “어떤 경우에도 지도부의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약속해 줄 경우, 기존의 공천배제 방침을 고수하지 않고 공천 문제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의해볼 여지가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회동에 앞서 정 전 장관은 서울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 귀국인사를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출마 문제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당이 깨지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엄기영 기자
bhson@kmib.co.kr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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