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7일 강남에서 속칭 ‘삐끼주점’을 운영해 온 혐의(특수강도 및 공갈 등)로 17명을 검거해 그 중 업주 이모(32)씨와 지배인 금모(35)씨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잠원동에 있는 100평 규모의 무허가 삐끼주점 ‘위스키 앤 비즈니스’에서 값싼 양주를 병만 바꿔 담아 고급 양주로 속여 부당한 이익을 챙기고, 술 취한 손님들에게 터무니없는 술값을 청구해 왔다. 삐끼주점은 싼 술값으로 아가씨들과 ‘2차’도 나갈 수 있다며 거짓말로 손님을 꼬드겨 가게로 불러들인 후 바가지를 씌우는 업소를 말한다. 이들은 저가 양주인 ‘나폴레옹’을 약수통에 부은 후 이를 다른 양주 병에 옮겨 담아 한 병당 3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했다. 이들은 터무니없는 술값에 항의하는 손님들을 폭행하고 카드를 빼앗아 직접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했다.
이들이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포스트잇’을 사용했다. 술값에 대해 항의하는 손님들의 카드를 가지고 직접 ATM기에 가 CCTV에 ‘포스트잇’을 붙여 녹화를 할 수 없도록 한 후 돈을 인출했다. 이들은 또 범행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업소 내에서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들은 현금인출기의 CCTV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되지 않는 것을 역이용했다. 은행 안전관리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CCTV에 찍힌다 하더라도 경비직원이 곧바로 투입돼 대응할 수 없다. 관계자들은 “CCTV 녹화자료는 범행이 드러난 이후 경찰에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라고 입을 모았다. 경찰은 “포스트잇, 검이나 테이프, 스프레이 등으로 CCTV를 가리고 범행을 하면 바로는 잡을 수는 없는 맹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덤터기를 썼던 사람의 첩보를 입수한 후 며칠째 밤샘하다가 16일 새벽 이들을 검거하는데 성공했다”며 “조사 결과가 정리되는 대로 죄질이 나쁜 이들을 선별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국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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