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부인과 함께 오전 11시쯤 김포공항에서 여수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고향인 경남 남해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 비행기에는 여수를 시작으로 3일간 호남 장외투쟁길에 나선 정 대표와 민주당 당직자들이 미리 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시선이 마주친 순간 “어 어”하며 깜짝 놀랐고, 잠시 후 악수를 나눴다. 그러나 곧 같은 줄 반대쪽에 각각 떨어져 앉아 아무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이후 두 사람은 여수에 도착한 뒤 공항 출입구로 나오면서 딱 3초간 대화를 나눴다. 정 대표가 웃으며 “박 대표님도 저희랑 같이 투쟁하러 가시죠”라고 농담하자, 박 대표는 아무말없이 껄껄껄 웃기만 했다고 한다. 민주당 강기정 대표비서실장은 “사전에 같은 비행기를 탈 것이라곤 꿈에도 몰랐다”며 “여행 목적도 어쩌면 이렇게 180도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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