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정 내정자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로 성장할 경우에는 대선 판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를 업은 ‘빅 파워’의 등장으로 친이계 내부의 결속도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 내정자는 잠재적 대선 주자라는 점에서, 여권내 위상이 한승수 총리때와는 다를수 밖에 없다.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어 고민해 온 친이계가 정 후보자쪽으로 쏠릴 수 있다.
이 때문에 4일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친이계 의원들은 잔뜩 고무된 모습이었다. 친이계 한 재선 의원은 “당에 대선 후보군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니냐”며 “정 내정자가 힘을 키워나갈 수 있을지가 문제이지, 그렇게만 해준다면야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포스커뮤니케이션의 이경헌 대표는 “친이쪽과 가까운 새 대선 주자가 생기면서 친박쪽 또는 중립지대로 이탈하려던 친이계 인사들이 이탈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친이계의 결속력이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친박측은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겉으로는 “정 내정자가 정치 경험이 없고 자체 세력도 없어 별 문제가 안될 것”이라는 주장들이 많다. 하지만 박 전 대표에게 위협이 될 것이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않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지난해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몇 년간 독보적 위치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생각지도 않았던 정치 초년생인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단 몇 개월만에 역전당했다”며 “정치인의 미래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향후 정 내정자의 주요 정책이나 정치적 입장을 놓고 친박계가 정 내정자측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 또는 친박계가 이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통해 대립각을 형성하면 정 내정자의 존재가 상대적으로 가려질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친이계와도 부딪혀 당 내분이 격화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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