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검거와 달리 범죄 예방 억제 기능 미미

CCTV 검거와 달리 범죄 예방 억제 기능 미미

기사승인 2009-09-14 17:38:02

[쿠키 사회] 범인 검거를 위한 CCTV의 활약이 눈부시다. 강호순 사건, 고(故) 최진실씨 유골함 도난 사건, 서울 종로 현금수송차량 탈취 사건에서 CCTV의 효과는 여실히 증명됐다.

하지만 검거와 달리 범죄를 예방하고 억제하는 데는 CCTV의 기능이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CCTV를 많이 설치한다고 범죄 억제 및 예방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본보는 경찰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전국 방범용 CCTV 설치 현황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소남 의원실에서 제공한 전국 범죄 발생 건수 통계를 14일 종합 분석했다. 방범용 CCTV는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고 경찰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교통용 CCTV(지자체에서 설치·관리)나 개인 및 기업이 설치한 CCTV 등은 이번 집계에서 제외됐다.

전국에 설치된 방범용 CCTV는 2007년 말 5044대에서 지난해 말에는 8861대로 크게 늘었다. 범인 검거율 역시 전국 기준으로 2007년 70.1%, 지난해 72.6%, 올해 상반기 79.7%로 꾸준히 상승했다.

하지만 전국 5대 범죄(살인·강도·성폭력·절도·폭력) 발생 건수 역시 2007년 48만8136건에서 지난해 58만6702건으로 20.1% 늘었다. CCTV 설치 대수는 범인 검거율과 대체로 비례했으나 범죄 발생 건수를 줄이는 데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CCTV가 가장 많이 설치된 경북의 지난해 5대 범죄 발생 건수는 전국 최고였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CCTV가 설치된 강남구(412대)도 범죄 건수가 3년째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07년과 비교해 지난해 서울에서 5대 범죄 발생 숫자가 줄어든 구는 3개 구(노원·마포·양천구)뿐이었다. 같은 기간 서울 25개 구 모두 방범용 CCTV 설치 대수를 늘렸다.

경찰대 경찰행정학과 이웅혁 교수는 “방범용 CCTV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단순히 설치 숫자를 늘리는 것으로 범인 검거와 함께 범죄 예방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기대”라고 잘라 말했다. 이 교수는 보다 체계적인 범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CTV 모니터링을 하는 인력을 상시 배치하고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출동·검거하는 구조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CCTV 설치 만으로 범죄 예방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국현 이경원 기자
jojo@kmib.co.kr
조국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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