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짜리 아몰레드 기술, 훔쳐간 교묘한 수법

수조원짜리 아몰레드 기술, 훔쳐간 교묘한 수법

기사승인 2012-06-27 21:01:00
[쿠키 IT] 수조원을 들여 개발한 삼성·LG의 차세대 국가핵심산업기술인 55인치 TV형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패널) 기술이 해외로 유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김영종)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아몰레드 기술을 경쟁업체 등에 넘긴 혐의(산업기술유출방지법 위반 등)로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납품업체 O사 직원 김모(36) 차장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이모(43) 부장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O사 한국지사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보 유출은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O사가 직접 지시했다. O사는 고객사인 디스플레이 관련 회사의 영업 정보를 취합하기 위해 홍콩에 별도 법인 DAP(아시아 기술총괄)를 설립했다.

O사는 지난해 11월 삼성·LG의 아몰레드 생산 현장에서 검사장비 유지·보수 업무를 맡은 김씨 등에게 정보를 빼내 본사와 DAP 등에 보고토록 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수차례 장비를 점검하는 척하며 아몰레드 패널의 실물 회로도를 촬영해 USB에 복사한 뒤 신발, 벨트, 지갑 등에 숨겨 나왔다.

검찰은 핵심 기술이 중국 BOE사 등 삼성·LG의 경쟁사에도 유출된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 검찰은 김씨가 DAP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BOE에 적합한 자료인지 모르겠으나 이 회로도는 매우 민감한 데이터니 신중히 다뤄 달라’는 내용을 발견했다.

정보 유출에는 삼성과 LG의 안전불감증도 문제가 됐다. 삼성과 LG는 각각 1조3800억원, 1조270억원을 들여 기술을 개발했지만 협력업체 직원의 소지품 검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협력업체가 설립한 정보취합 기관의 존재도 몰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김상기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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