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내 최대 강남 룸살롱 YTT 급습하자…

검찰, 국내 최대 강남 룸살롱 YTT 급습하자…

기사승인 2012-07-06 22:42:00
[쿠키 사회] 검찰이 국내 최대 규모 룸살롱을 급습했다. 유흥업계와 경찰, 인허가 단속기관 간에 뿌리 깊은 뇌물상납 비리를 손보는 신호탄이다.

검찰은 유흥업소를 둘러싼 성매매·탈세·횡령·뇌물상납 등 ‘종합판 비리’를 모두 들춰보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소방서 구청 등 관련 기관은 ‘룸살롱 황제’ 이경백 사건을 뛰어넘는 후폭풍을 우려하며 숨죽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회종)는 지난 5일 서울 논현동 S호텔 지하의 YTT 룸살롱을 압수수색하고 직원 수십명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연행해 조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압수수색에는 강력부에 있는 수사관 50여명이 모두 동원됐다. 검찰은 이 업소가 회계장부와 전표, 상납명부 등을 따로 숨겨놓은 비밀 아지트 여러 곳도 급습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YTT는 지하 1~3층에 룸 180여개를 두고, 근무하는 여성 접대부만 500명 안팎인 국내 1위 규모 룸살롱이다. YTT란 이름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서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지었다. 지상에 있는 특2급 호텔과도 연계해 술자리와 성매매가 동시에 이뤄지는 일명 ‘풀살롱’ 영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 시중은행이 분석한 국내 유흥주점 카드 사용 순위에서 미국 홍콩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돈을 쓴 업체로 등극할 정도로 업계에서 유명하다. 단속 기관의 비호 없이는 이처럼 대형화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실제 이번 수사는 지난 3월 시작된 ‘룸살롱 황제’ 로비사건 연장선상에서 시작됐다. 검찰은 이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YTT 등 강남의 대형 유흥업소들이 경찰 등에 조직적으로 뇌물을 상납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하고 내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지난해 국세청이 진행한 유흥업소 세무조사 자료도 건네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건 구조적 비리를 보는 수사다. 구조와 연결된 강남 업체는 모두 볼 것이고, 그래서 수사가 장기화될 수 있다”며 “수사는 상당 부분 진척돼 있고, 압수수색에서 의미 있는 자료도 많이 가져왔다”고 말했다.

검찰이 유흥업소 비리 수사를 확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단속 기관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찰 측에선 검·경 수사권 독립을 막기 위한 ‘경찰 손보기’가 아니냐는 불만도 터뜨리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비리를 의도적으로 캐내려는 일종의 표적수사”라며 “공정한 잣대를 들이댄 수사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 일선서 경찰관은 “검찰이 대선을 앞둔 상태에서 대선 주자 공약으로 ‘수사권 독립’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가 이경백 사건에서 나온 파생상품 격이지만 혐의가 그 사건을 능가할 정도로 많다”며 “경찰 상납에서 단서가 나온 것으로, 유흥업소의 구조적 비리를 파헤치는 수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웅빈 이용상 기자 imung@kmib.co.kr
김철오 기자
imung@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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