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쪼개지는 통합진보당… 신당권파, 탈당않고 창당선언

결국 쪼개지는 통합진보당… 신당권파, 탈당않고 창당선언

기사승인 2012-08-06 20:21:01

[쿠키 정치] 통합진보당 신당권파가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창당 작업에 돌입했다.

신당권파는 비례대표 부정 경선 논란의 당사자인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출당) 문제를 놓고 구당권파와 수개월째 대립해 왔다. 하지만 제명안이 지난달 26일 부결되며 당내 힘겨루기에서 밀리자 결국 새 정당을 만드는 쪽으로 진로를 정한 것이다.

강기갑 대표는 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진보정치의 재건을 위해 남은 길은 통합진보당을 뛰어넘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건설뿐”이라며 “국민 앞에 새 진보정당이라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름을 바꾸고, 정강 정책을 손보는 정도의 재창당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없기 때문에 당의 발전적 해소를 포함한 다양한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당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의 내분 수습은 더 이상 의미가 없으며, 아예 해체한 뒤에 새 당을 탄생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강 대표 회견에 앞서 국민참여당계의 유시민 전 공동대표, 천호선 최고위원, 강동원 의원과 진보신당 탈당파인 노회찬·심상정 의원, 구민주노동당 비주류인 조준호 전 공동대표, 이정미 최고위원 및 서기호 의원 등은 5일 회동해 신당권파 입장을 정리했다. 신당권파는 당장 탈당하지는 않고 가칭 ‘혁신진보정치 추진모임’을 만들어 당내에서 새 진보정당 창당을 위한 세 결집에 나서기로 했다.

신당권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앞으로 민주노총의 지지를 받으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투표권이 있는 진성당원 7만5000명 중 민주노총 조합원은 3만5000명에 달하고, 이들은 당의 조직과 자금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오는 13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입장을 정할 예정이다.

일단 신당권파가 가장 희망하는 방식은 정당법 45조에 따른 ‘대의기관 결의에 의한 정당 해산’ 뒤 새 당을 만드는 안이다. 그래야 공직선거법상 ‘불가피한 당적변경 사유’가 적용돼 신당권파 박원석·정진후·서기호 의원이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또 의원수와 새 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도 비례한다. 반면 신당권파가 탈당하면 비례대표 3석을 구당권파가 승계하게 된다.

하지만 ‘해산 뒤 창당’은 험로가 예상된다. 당규에 따라 당 해산은 당원총투표로 결정해야 하는데, 구당권파의 표 동원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노총의 입장 정리와 향후 신당권파의 당내 세 결집 성공 여부에 따라 창당 방식이 결정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김철오 기자
bhson@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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