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며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한 비판 공세 아래 각자의 정책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후보들의 지속적인 ‘이재명 때리기’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비전대회를 열고 각 후보들의 30초의 홍보영상을 포함해 주요 개혁 과제 등 대선 공약을 공개했다. 후보들은 전날 개최된 미디어데이 행사 ‘출마의 변’에 이어 이번 비전대회에서도 이 후보를 비판하며 ‘이재명 대항마’로서 자신이 본선 후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저지’에 경선 주자 한목소리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반이재명 빅텐트’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 출마 후보님들, 당 밖의 ‘반(反)이재명’ 전선에 서 있는 다른 당 출신, 우리 당에 있다가 나간 분들을 모두 모아 원팀으로 똘똘 뭉쳐 빅텐트를 만들어 ‘이재명 나라’가 아닌 ‘홍준표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윤보명퇴’ 정신을 내세우며 “윤석열 전 대통령을 더 붙들고 있어선 안 된다. 윤 전 대통령은 보내드리고 이재명은 퇴출시키는 정신으로 해야만 이번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도 “민주당 일당독재, 이재명 1인 독재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제왕적 대통령제보다 나쁜 건 제왕적 의회독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회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5선의 압도적 정치력으로 싸울 건 싸우고 받을 것 받겠다”고 덧붙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재명에게 이기냐 지느냐는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나오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며 “이철우라는 비상장 우량주를 내놓으면 대박 난다”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전쟁”이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 대통령이 돼 괴물 정권이 탄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부패한 정책이 나라를 망친다. 저는 돈 문제로 재판받지 않겠다. 저 김문수가 이재명 거짓을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도 “비전과 실력, 중도층의 지지로 이재명을 제압할 후보는 안철수뿐”이라며 “범죄혐의자로 아직도 12개 혐의,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가 국가적 수치”라고 비판했다.

개헌·AI산업 육성·민생 경제 공약으로 후보 개성 드러내
후보들은 이날 행사에서 집권 이후 국정 비전도 각자 제시했다.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 정치 시스템 개편 등 분야별 다양한 정책이 언급됐다.
유 시장은 중대선거구제·양원제 도입을, 홍 전 시장은 대통령 4년 중임제·선출직 부통령제·국회 양원제 개헌을 제시했다. 나 의원은 대통령에 국회 해산권 부여·공수처 폐지 등을 내세웠다. 한 후보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및 양원제 등 개헌과 함께 “AI G3, 국민소득 4만달러, 중산층 70% 확대”를 강조했다.
안 의원은 AI·반도체 등 미래 초격차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고 김 전 장관도 인공지능(AI) 세계 3대 강국 도약을 언급했다. 양향자 전 의원은 “3년 내로 100조원 슈퍼 기업 5개를 만들고 세계 AI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반이재명’ 전략에 한계 분명…국민 눈높이와 ‘거꾸로’ 행보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의 ‘이재명 때리기’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재명포비아를 건드려서 네거티브로 계속 가는 건 한계가 있다”며 “2017년 대선 때도 ‘반문 빅텐트’ 이야기가 나왔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정당”이라며 “비판 요소를 가지고 대선을 치르게 된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경선에서 당원들의 표심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재명 비판 전략에 호소할 수 밖에 없다”며 “민심보다는 당심에 치중하며 국민들의 눈높이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오는 19~20일 조별 토론을 진행하고 21~22일 여론조사를 통해 22일 1차 경선을 통과한 최종 후보 4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