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월지역 학생은 물론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과 일반부 참가자들까지 더해져 장릉 앞마당은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나누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특히 사전 예약자뿐 아니라 현장 접수 참가자들까지 몰리며 대회장은 일찌감치 붐볐고, 최명서 영월군수도 행사장을 찾아 참가자들을 격려하며 축제 분위기를 함께했다.
군에 따르면 이날 백일장과 사생대회에는 총 1200명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서울에서 온 김상은(44)씨는 "아이가 평소 글 쓰는 걸 좋아해 이번 축제를 계기로 영월에 처음 내려왔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2박 3일 일정으로 여행을 계획했고 행사 프로그램도 가능하면 다 참여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보다 조용하고 자연이 예뻐서 아이랑 함께 오기 참 좋은 곳 같다"고 덧붙였다.
◇ 무대는 동강둔치로…왕후 선발부터 첫 선보인 궁중요리까지

오후가 되자 축제는 메인 무대가 설치돼 있는 동강둔치로 자연스레 옮겨갔다.
이곳에선 제25회 정순왕후 선발대회가 열려 전통 복식을 갖춘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라 왕후의 절개와 기품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11명의 참가자들이 순서대로 무대에 오르자 무더운 날씨에도 무대를 둘러싼 관람석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관광객까지 많은 이들이 카메라를 꺼내들며 무대를 응원했고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인근 행사장에서는 올해 첫 시도된 '단종의 미식제' 궁중음식경연대회가 열려 전국에서 참여한 학생들이 단종 시대의 궁중요리를 재현해 눈길을 끌었다.
학생부 부문에 출전한 김시우(19·영일고)·최진유(19·신목고) 학생은 "단호박 들깨 타락 뇨끼를 준비했는데 열심히 연습한 만큼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영월의 식재료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됐고 영월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학생은 조리대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영월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 역사와 함께 머무는 축제…주말까지 이어진다
올해 단종문화제는 단순한 행사 나열을 넘어 머무르고 기억하는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야간 불꽃놀이와 퍼레이드까지 더해지면 축제 열기가 더 고조될 것"이라며 "역사적 의미와 지역의 문화자산을 함께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6일에는 단종국장 재현과 궁중의례 체험 프로그램, 27일에는 영월 9개 읍면대항 '칠졸다리기' 민속 퍼포먼스와 전통혼례가 예정돼 있어 축제는 주말까지 계속된다.
특히 축제 기간 동안 장릉과 동강둔치 일대에서는 전통복식 체험, 포토존 운영, 향토음식 판매 부스 등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최명서 영월군수는 "단종대왕의 애달픈 원혼을 달래고 충신들의 절의를 기리는 축제는 영월이 간직한 깊은 역사와 정신을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오는 2027년 단종승하 570주년, 제60회 단종문화제를 향해 올해부터 새로운 콘텐츠를 하나씩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법정문화도시 영월에서 감동과 추억을 나누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