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현 전 새로운미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새미래민주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이대로는 희망이 없다”며 ‘새로운미래’ 창당을 주도했던 신 전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당과 결별한 이유는 바로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이었다.
신 전 위원장은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의 새미래민주당은 그날의 창당 정신에서 너무나 멀어졌다”며 “반헌법적 친위 쿠데타를 일으키며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했던 계엄 정당과 손잡자는 것이 탈당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라고 밝혔다.
신 전 위원장은 이어 “윤석열 씨의 탄핵을 부정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에 편승한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지지하겠다고 한다”며 “더 이상 ‘양당의 기득권 청산’이라는 새미래민주당의 정체성을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전날(27일) 김문수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며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운영, 개헌 추진, 대통령·국회 임기 일치 등에서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괴물 독재국가 출현”에 비유했다. 이 전 총리는 “김 후보에게 제가 수용하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괴물 독재국가 출현을 막는 데 가장 적합한 후보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낙연 전 총리의 행보에 민주당계 정치 후배와 당원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정현 전 위원장은 “함께 창당을 결심하며 힘든 길을 걸어온 동지들에게 죄송하다”며 “비록 당을 떠나지만, 더 큰 민주주의의 물줄기 속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참모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포럼 사의재’도 전날(27일) 이낙연 전 총리를 고문직에서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포럼 측은 “반헌법적 12·3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고 이를 옹호하는 세력을 지지하며, 이들과 공동정부를 구성한다는 입장은 포럼 사의재의 목적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계 관계자는 “이낙연 전 고문이 민주당을 함께 지켜온 지지자들과 후배들에게 실망을 안겼다”며 “당의 정체성과 대의가 흔들리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정현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며 “양당의 공멸적 경쟁을 넘어, 좌우의 낡은 이념을 넘어 다양한 정치세력이 공존하고 견제하는 공화적 민주정치를 세우는 꿈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