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강원 강릉시 옥계항에서 적발된 마약이 5700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규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달 2일 옥계항에 입항한 3만 2000톤급 화물선 L호에서 적발한 코카인 1.7톤 밀반입 사건의 합동수사 경과를 28일 발표했다.
L호는 지난 2월 8일 페루 해안선에서 30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마약카르텔 조직원 10∼15명을 실은 보트 2척과 접선, 코카인 블록 1690개를 나눠 담은 자루 56개를 L호에 옮겼다.
이어 L호는 충남 당진항으로 향하면서 일본, 제주, 중국 해역을 지나며 코카인을 해상에 투기하면 이를 다른 선박으로 수거하는 ‘드랍앤픽업’ 수법으로 동아시아 마약상에 전달하려고 했지만 기상악화 모두 실패했다.
재시도를 위해 옥계항으로 입항한 L호는 관세청 서울본부세관과 동해해경청에 덜미를 잡혔다.
이때 압수된 코카인은 10㎝×6㎝×1.7㎝, 무게 1㎏ 블록형태 비닐포장 상태로, 전체 중량은 포장지 포함 1690㎏였다.
이번 공조수사는 관세청과 해경청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수사국(HSI)에서 첨보를 입수하면서 본격화 됐다.
양 기관은 사전 작전회의를 거쳐 L호 입항일에 마약탐지견과 요원 90여 명을 투입해 정밀검색을 실시, 격벽 은밀공간에 숨긴 코카인을 찾아냈다.

적발 직후 47명 규모 합동수사단을 구성, 선원 20명에 대한 전수조사와 현장감식, 압수물 지문감식, 휴대폰 디지털포렌식 등 전방위 수사를 전개했다.
수사결과 코카인 밀반입에 가담한 선원 8명을 특정, 이 중 4명을 구속하고, 옥계항 입항 전 하선해 필리핀으로 귀국한 4명도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수사 중 확보한 국제 마약카르텔 추적정보, GPS 이동경로, 지문·DNA 분석자료 등을 미국 마약단속청(DEA), 필리핀 마약단속국(PDEA), 인터폴 등과 공유해 국제 공조수사로 이어가고 있다.
신경진 합동수사단장은 “이번 사건은 국제 마약카르텔이 연계된 국내 최대 규모의 마약 범죄로, 대한민국 영해나 인근 해역에서 코카인 하역을 시도하는 등 우리나라가 코카인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된 엄중한 사안”이라며 “관세청과 해경청을 비롯한 국내외 유관기관과 협력을 바탕으로 해상 마약범죄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