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방문 5일차를 맞은 28일 충남교육청 창의융합 인문학 기행단은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의 매헌 윤봉길 의사 암장지를 찾아 헌화하고, 창작시를 헌정하는 등 뜻깊은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도쿄(1단), 오사카(2단), 구마모토(3단) 일원에서 기행 활동을 진행하는 3개단 90명의 학생은 충남 예산 출신의 윤봉길 의사의 발자취를 따라 신칸센, 버스, 국내선 등 다양한 교통편을 이용해 이시키와현 가나자와에서 합류했다.
가나자와는 윤 의사가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해 홍커우공원에서 열린 일본의 천장절과 상해 점령 전승 기념행사에서 폭탄을 던져 수뇌부들을 살상한 죄로 그해 12월 19일 오전 7시 40분에 이곳 가나자와 노다야마에서 총살형을 받고 24년간의 짧은 생애를 마친 비극의 땅이다.



기행단은 윤봉길 의사 암장지에서 헌화와 묵념을 통해 순국선열의 추모했다.
추모행사에는 매헌 윤봉길의사월진회 일본지부 박현택 회장과 박명남 부회장, 박성기 회원과 함께 가나자와시 모리카즈토시 시의원이 자리를 함께했다.
특강에 나선 박현택 회장은 윤 의사의 업적과 암장지 발굴단의 발굴 과정, 순국기념비 건립 과정을 소개한 뒤 "역사적으로 90명 이상의 학생이 암장지를 방문한 적은 처음"이라며, 김지철 충남교육감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모리카즈토시 시의원은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전범국으로 한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윤봉길 의사의 희생과 암장지 발굴에 힘쓰고 윤 의사를 가나자와 시민에게 알린 박인조 선생에 대해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일본인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도 시의원으로서 해야할 의무”라며, “한국의 학생들뿐 아니라 아시아 모든 사람이 역사를 잊지 말고 평화, 친선, 교류에 힘쓰자”고 당부했다.


이날 충남삼성고 이다현, 충남예술고 조채현, 홍성고 김민주 학생이 공동 창작한 ‘새로운 봄을 심다’를 낭독하고, 시는 적동판에 새겨 암장지에 헌정해 의미를 더했다.
<헌정시 전문>
새로운 봄을 심다
그늘 드리운 하늘 아래
묵묵히 걸어간 길
무거운 각오 등에 지고
신념을 따라 내디딘 발걸음
조국이 쓰러지며
백성들이 절망에 잠겼을 때
당신은 불꽃이 되어
희망을 피웠고
낯선 땅에서 타오른 의지는
바람을 타고 퍼져
침묵하던 대륙의 숨을 흔들었습니다
일(日)에 저버린 대한의 꽃
윤
봉
길
이름 석 자
바람 스친 자리에 남아
자유의 길 위에
기억되었으니
우리는 당신이 남긴 불씨 위에
새로운 봄을 심습니다

인문학기행단 총단장인 충무교육원 정희순 원장은 "성현들의 조국독립을 위한 헌신과 나라사랑 정신을 기렸던 오늘의 뜻깊은 추모 행사는 우리 학생들의 삶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면서 "세계시민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소중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창의융합 인문학 기행단은 29일 나고야로 이동해 나고야성과 사카에거리를 탐방하는 등 일본의 전통 문화를 체험하고 연합평가회를 이어간다.
그동안 학습했던 배움의 과정을 공유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등 함께 성장하는 수업나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