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나란히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사전투표율이 실시간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은 초반 기세를 잡기 위해 사전투표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구신촌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청년들과 함께 투표를 마쳤다.
그는 투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투표는 대한민국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매우 확실한 수단”이라며 “가급적이면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하는 것이 시간을 합리적으로 배분할 수 있어 좋다. 또 본투표일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미리 투표하는 것이 좋다”고 사전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이날 자신의 딸과 함께 인천 계양구 계양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그는 “사전투표를 하지 않으면 본 투표날 하루만 투표해야 하는데, 자칫하면 투표를 못할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전체 투표율이 낮아져 우리에게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먼저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후보가 당초 사전투표 폐지를 공약으로 걸었던 만큼 “사전투표의 문제점을 보완하면서도 반드시 투표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오후 5시 기준 투표율이 17.51%로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가운데 777만1218명이 투표를 마친 것이다. 이는 2022년 20대 대선 사전투표 동시간대 투표율(15.84%)과 비교해 1.67%p 높고, 지난해 22대 총선 사전투표 당시 동시간대 투표율(14.08%)보다 3.43%p 높다.
양 후보가 사전투표에 솔선수범을 보인 것은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본인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민주당은 통상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24년 총선에서 사전투표율이 31.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민주당이 170석을 얻으며 압승한 전례도 있다. 다수의 여론조사에서도 진보 지지층이 사전투표 참여 의사를 더 많이 밝히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 같은 통념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36.93%)였던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이는 국민의힘 지지 기반인 고령층의 사전투표율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60대 이상 유권자의 사전투표율은 19대 대선 대비 20대 대선에서 눈에 띄게 상승했다.
양당은 이번 대선에서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을 각자의 해석에 따라 유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내란 심판론’이 작동한 결과로 보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자당의 적극적인 선거 독려에 따른 지지층 결집의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사전투표율이 높을 것이라 기대했다”며 “이는 한국 정치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선진국으로 나아가라는 주권자의 정치적 명령”이라고 밝혔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역시 “사전투표율 상승에는 우리 당이 적극적으로 투표를 독려한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