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간 조직 노화신호, 미리 파악해 질병 예측' KAIST-생명연 공동연구

[쿠키과학] '간 조직 노화신호, 미리 파악해 질병 예측' KAIST-생명연 공동연구

간 조직 축적 섬유화된 미세환경 분석
초기 노화세포 동적변화 포착 ‘FiNi-seq’ 기술 개발

기사승인 2025-06-12 16:47:08
노화 간 조직에서 섬유화 영역을 분리해 단세포 전사체 분석 및 섬유화 모델에서 검증을 수행한 연구모식도. KAIST

노화나 만성질환은 장기간 미세한 조직 변화가 서서히 축적되는 과정으로, 장기에서 이런 변화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질병 신호와 연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종은 교수팀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노화융합연구단 김천아 박사 공동연구진이 노화 간 조직에서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섬유화 된 미세환경을 포착하고 이를 단일세포 전사체 수준으로 정밀분석하는 ‘파이니-시퀀싱(FiNi-seq)’기술을 개발했다.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은 각 세포가 어떤 유전자를 얼마나 활발히 사용하는지 측정하는 방법으로, 병든 세포의 정체와 기능을 파악할 수 있다.

공동연구진은 노화 간 조직에서 조직분해 저항성이 높은 영역을 물리적 성질로 선별, 재생이 지연되고 섬유화가 축적되는 초기 노화 미세환경을 선택적으로 농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단일세포 분석기술로 포착하기 어려웠던 섬유화 관련 혈관내피세포와 면역과 상호작용을 하는 섬유아세포, PD-1 고발현 CD8 T세포 등 면역 탈진세포를 고해상도로 확인했다.

특히 FiNi-seq 기술로 노화 간 조직 내 섬유화 부위에서 관찰되는 특정 세포들이 분비 인자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이차적으로 노화시키고, 이로 인해 노화된 환경이 확장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공동연구진은 혈관내피세포가 조직 고유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선천면역 반응을 유도해 면역세포 유입을 촉진하는 메커니즘도 규명했다. 

이를 통해 공간 전사체 분석을 통해 면역세포와 상호작용을 하는 섬유아세포의 공간적 분포를 정량화하고, 이들이 조직 재생, 염증 반응의 유도, 만성 섬유화로의 이행에 관여함을 밝혔다.

연구진은 전사체와 후성유전체 정보를 얻어내는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결과 노화 간 조직의 미세환경과 이의 공간적 이질성을 정밀하게 해석, 이런 변화들이 간 내 혈관구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했다. 멀티-오믹스는 유전자, 단백질, 대사물질, 세포정보 등 생물체 내 다양한 생체정보를 통합 분석하는 방법이다.

FiNi-seq 기술은 섬유화를 유발하는 노화 과정을 포함해 대부분의 만성 간질환에서 병태생리적 신호를 고해상도로 포착하는 데 유용한 플랫폼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논문의 제1저자인 KAIST 의과학대학원 탁권용 박사는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간 전문의로, 만성 간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임상 예후 지표인 섬유화의 진행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설계했다. 

또 공동 제1저자인 KAIST 의과학대학원 박명선 박사과정은 FiNi-seq 기술을 구현했고, 생명연 김주연 박사과정은 노화 조직의 이미징 분석을 담당했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로 노화 간 조직에서 관찰되는 섬유화된 미세환경의 세포 구성과 공간적 특성을 단일세포 수준에서 정밀하게 규명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노화 및 만성질환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섬세한 변화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분석기술로, 향후 효과적인 치료 지점을 찾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간질환 모델뿐 아니라 폐, 신장 등 다른 장기의 만성질환 연구로 확장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게재됐다.
(논문명 : Quasi-spatial single-cell transcriptome based on physical tissue properties defines early aging associated niche in liver / ※DOI: https://doi.org/10.1038/s43587-025-00857-7)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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