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7월 1일, ‘민생 회복’을 기치로 힘차게 출발했던 경상남도의회 제12대 후반기. 그로부터 1년, 도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였다.
현장을 누비고 입법을 통해 정책을 견인하며, 지역 현안과 재난 앞에서 도민 곁에 서 있었다. '말뿐인 의회'라는 낡은 인식을 벗고 '일하는 민생의회'로 변모했다.
재난 앞에서 도민 곁으로… ‘현장 중심 의회’ 구현
지난해 가을, 태풍 풀라산의 영향으로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는 도내 곳곳에 큰 피해를 남겼다. 특히 김해 대성동 고분군의 붕괴는 문화재 피해의 경각심을 높였고 창원에서는 옹벽 붕괴로 긴급 대피가 벌어졌다.

도의회는 피해 발생 직후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고 이재민을 위로했다. 관련 상임위는 농가 일손 돕기와 구호 물품 지원에 나섰고 조만강을 국가하천으로 지정해 중앙의 관리·지원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지난 봄 발생한 사상 최악의 산불에도 도의회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산불 진화가 완료될 때까지 최학범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20여 차례 현장을 찾았고 모금을 통해 진화용품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 지원에 나섰다. 사망자 지원 조례, 재난구호금 제도 개선 등 후속 입법도 이어졌다.
‘민생’ 중심의 의정, 절반 이상이 도민 삶 위한 입법
지난 1년간 처리된 198건의 안건 중 절반이 넘는 101건이 민생 관련이었다. 각 상임위는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벼 재배면적 조정제 철회 △외국인 간병인 도입 △도교육청 급식실 환경 개선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 등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주력했다.

입법 외에도 도의회는 농촌 외국인노동자 기숙사, 노인복지관 경로식당, 방과후 교실 등 ‘보통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꾸준히 찾았다. '책상 위 민생이 아닌, 발로 뛰는 민생'을 실천한 1년이었다.
지역 현안에 민첩하게 대응… ‘우주항공의 날’ 사천 유치 쾌거
경상남도의회의 힘은 지역 현안에서도 발휘됐다. 지난해 10월, 한국사 교과서에서 3.15의거 관련 서술이 누락됐을 때 도의회는 즉각 문제를 제기하고 대정부 건의, 도정질문 등을 통해 교과서 수정 반영을 이끌어냈다.

또한 ‘우주항공의 날’ 기념식이 경남이 아닌 과천에서 열릴 예정이라는 보도에 도의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사천에 우주항공청이 위치한 만큼, 기념식도 사천에서 개최돼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여론을 결집한 결과, 결국 사천 개최를 성사시키는 성과를 이뤘다.
쌀값 폭락 우려에는 전 의원이 참여한 소비 촉진 캠페인과 대정부 건의로 응답했다.
문턱을 낮춘 열린 의회, 신뢰를 높인 투명한 정보
도의회는 지난 2월부터 의원 출석률을 홈페이지에 전면 공개하고 있다. 본회의뿐 아니라 상임위 회의까지 모두 포함되며 회의별·의원별 출석률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임시 회의록도 정식 공개로 전환해 정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아울러 청사 리모델링을 통해 도민공연장, 북카페, 전시실 등 13개 공간을 전면 개방하며, ‘민의의 전당’으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감시와 견제 강화, ‘일하는 의회’로 체질 개선
도의회는 본연의 감시 기능도 충실히 수행했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는 796건의 시정·건의사항이 채택됐고 2025년도 예산안 심의에서는 25개 사업 46억여 원을 감액했다.
특히 올해 신설된 예산정책담당관은 안건별 소요 예산을 의회가 자체적으로 분석·추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정책 결정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회기 일수도 124일에서 130일로 확대돼 의정활동에 더 많은 시간이 확보됐다.

또한 후반기 들어 7개의 특별위원회가 운영되며 웅동지구, 지역소멸, 유보통합 등 굵직한 현안 해결을 위한 장기적 논의의 틀도 마련됐다.
최학범 의장은 개원 1주년을 맞아 "지난 1년은 64명의 의원 모두가 한 뜻으로 민생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시간이었다"며 "남은 임기 동안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도민 삶 속에서 답을 찾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